너희들이 샤머니즘을 알아?
최악의 후보들이 경쟁하는 20대 대선에서 유난히 무속, 법사, 미신 등이 많이 나타난다. 법사가 선대본부 고문이라니, 샤머니즘 정치를 한다니, 위성이 발사되는 시대에 국정을 미신이 좌우한다느니, 대한민국에서 나름 똑똑하다는 인간들이 모여 있는 여의도에서 이런 소리로 대선 판을 어지럽히고 있다.
우리 사회는 무속에 대한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을 가지고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경향은 왜곡된 시각과 교육에 의하여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가치관의 스펙트럼을 한쪽으로 편향된 가치관을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역사를 살펴볼 때 무속이 배척당하기 시작한 때는 우리 스스로 思惟하고 관망보고 설계하지 못하는 자주성과 정체성을 상실한 시기부터다. 그러나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고 개인의 권리와 인격이 중요시되는 작금에도 무속에 대한 편견과 폄하는 무속인에 대한 인격 모독으로 헌법에 보장된 직업과 종교의 자유를 심히 침해하고 있다.
무속인도 목사도 신을 모시는 사제로서의 지위는 같다. 단지 정부에서 종교라는 허울 안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차이다. 고대의 제정일치 사회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무속은 우리 민중들과 오랜 세월 함께 지내면서 삶의 지혜를 제공한 그 시대 최고의 주술이자 과학이었다. 과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은 신께 기원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현대 과학의 오만이 과학으로 밝혀내지 못한 분야는 미신으로 치부하고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역대 대선이나 총선에서 무당집을 찾지 않는 후보는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후보가 직접 찾지는 않겠지만 부인이나 측근들이 당연히 신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원하는 바를 얻고자 하는데 인간의 노력만으로 부족하니 신의 기운을 빌리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인지상정인데 이것을 무속프레임을 만들어 비난하는 것은 30만 무속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어 그들의 한 표를 포기하는 것이다.
목사는 되고 무당은 안된다. 왜 이런 논리가 성립되고 있는지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야 한다. 이런 논리야 말로 비상식적이고 미신적이다.
모 정치인은 현대판 샤머니즘 정치라고 비난하고 있다. 샤머니즘이 현대와 고대가 따로 존재하였는가? 소위 고등종교라고 하는 지구상의 모든 종교 역시 그 뿌리는 샤머니즘이다. 고대의 신은 정의롭고 현대의 신은 미신이라는 말인가? 샤머니즘의 정신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자들의 말장난일 뿐이다.
샤머니즘, 즉 무속의 정신은 生生之生이라고 할 수 있다. 생생지생이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정신이다. 인간의 가치는 각자 맡은 바 역할은 다르지만 인간으로서 가지는 존엄성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이다. 相生은 합의한 두 집단이 서로 만족하면 되는 것이지만 생생지생은 두 집단의 합의가 제 3자에게도 유익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치인들이 반드시 깊이 새겨야 할 덕목이다. 상생은 음양이론적인 논리라면 생생지생은 음양의 조화까지를 이야기 하는 정신이다.
샤머니즘은 조화를 중요시하는 정신이다. 조화는 바로 융합이다. 현대사회가 융복합을 중요시하는 시대로 가는 것은 바로 샤머니즘의 정신으로 회귀하는 것으로 생생지생에서 비롯되었다.
상생도 이루지 못하는 정치인들에게 생생지생은 아득한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정치는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 샤머니즘의 정신인 생생지생을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 이상 과학적이지도 않고 논리적이지도 않는 무속 논란을 그만 두어야 한다. 무속 프레임을 씌우는 집단이 더 미신적이고 편향된 집단으로 선거에서 반드시 패배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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