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고구려 소수림왕 2년에 불교가 들어오면서 종교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종교의 구성요건은 조직과 경전과 통일된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앞서 말했다. 이것은 서양의 시각으로 생각하고 재단하는 종교의 구성요건이다. 이것은 다분히 외래종교를 의식한 것으로 그들의 체계에 맞춘 것으로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다.
왜 종교의 구성요건을 우리 정서에 부합하여 정의 내리지 못하고, 외래종교의 구성요건에 맞추어 민족 신앙을 사이비 종교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조직과 경전 그리고 통일된 의식이 가진 종교가 끼치는 폐해는 심각하게 나타났다.
먼저 종교 조직은 특정 지도자들의 권력이 되고, 이 권력은 정치권력과 야합하여 종교 지도자의 권력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그 결과 거대한 공룡처럼 비대해진 한국의 개신교는 국교나 다름없는 특권을 누리며 대통령도 무릎을 꿇게 하였다. 또 조직의 발전과 확대를 위하여 타 종교를 폄하하고 공격하여 종교 간, 국민 간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 불교 역시 거대한 조직과 엄청난 재산을 보유함으로써 불경에 기록된 부처의 가르침을 어기고, 탐욕에 눈이 멀어 끊임없이 분쟁을 유발하고 있다.
이들은 조직의 힘을 빌려 경전에 반하는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으며, 개인이 가지는 정체성과 그 나라의 역사마저도 부정하게 만들고 있다. 종교의 경전은 특정 신격의 우월성을 극대화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미사여구를 모두 동원하여 만든 특정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책이다. 그들은 이렇게 몇 사람에 의하여 기록된 경전을 통하여 타민족의 정체성을 말살시키고 사상을 동화시키는 데 사용되고 있다.
종교는 경전을 통하여 인간의 절대적인 가치관을 심어주고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지만, 인간의 창의성을 무시하고 편협한 사고를 하게 함으로써 인간의 모든 행동과 생각을 경전 안으로 구속하고 있다.
그 결과 경전은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켜 기존 가치관을 무너뜨리고 인간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구속하여 종교의 노예로 만드는 도구에 불과하다. 그리고 소설책 같은 경전에 집착하여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 지금 종교들의 현실이다.
경전을 들먹이며 남의 나라를 침략하고 살생을 부추기며 온갖 전쟁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경전에 얽매여 그 종교가 추구하는 사상을 오역했기 때문에 수많은 갈등과 분쟁을 초래하였다.
인과응보因果應報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사람이 짓는 선악에 따라 그 갚음을 받는 일”이다. 그러면 인간들은 스스로 지은 선악에 따라 그 갚음이 따라오는데 지금의 종교는 인과응보란 말이 적용되지 않는,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하는 종교다. 그 어떤 악행을 저질러도 종교에 귀의하는 순간 모든 죄가 사라져 버리므로 인간의 본성을 훼손하게 만드는 것이다.
신은 인간의 길흉화복에 관심이 없다. 다만 인간의 본성을 깨우치고 착하고 맑고 후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깨우침을 줄 뿐이다. 이렇게 신들의 역할을 무시하고 인간들이 신에게 의지하면 복을 받을 수 있다고 거짓을 말하는 사제들에게 속아 오늘도 수많은 사람이 신들 앞에 굴복하여 복을 기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