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여성이 주체가 된 종교

愚悟 2005. 5. 19. 22:49

여성이 주체가 된 종교


『태초에 세상은 햇볕만 따뜻하게 비출 뿐 눈에 보이는 물체라고는 없었다.

오직 8여(呂)의 음만이 하늘에서 들려 왔는데 이 음에 의하면 천국과 낙원이 있는 지상에서 가장 높고 가장 오래된 마고성이 생겼고 그 안에서 마고(麻姑)가 살았었다.

마고는 두딸을 낳았는데 궁희(穹姬)와 소희(巢姬)이었다. 』

이것은 <부도지> 첫머리에 나오는 글이다. 부도지(符都誌)는 우리에게 전해지는 인류의 창세기며 우리 민족의 상고사라고 할 수가 있다. 이 부도지에서 태초에 8여의 음으로 천지가 창조되고 우리가 삼신이라고 하는 마고와 두 딸 궁희와 소희가 태어났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마고와 궁희, 소희가 인류 최초의 인간들로써 모두 여자들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즉 고대사회는 모계중심 사회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으며 모계사회의 흔적들은 기록에도 많이 찾아 볼 수가 있다. 모계중심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여성이 주관하였을 것이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일에서부터 종족을 다스리는 일까지 모든 것이 여성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가 있다.  점점 부족이 커지면서 이웃 부족 간의 분쟁이 발생하게 되고 이것은 곧 전쟁으로 이어지게 되었으며, 전쟁을 수행하기에는 여자들보다 남자들에게 맞는 일이었다. 이는 곧 강력한 군사력을 의미하고 이것이 이어져 절대권력으로 변하면서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넘어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나 신라 때 까지만 하여도 천관녀라는 제관이 하늘에 제를 지냈다는 기록을 볼 수가 있듯이 하늘을 섬기는 일만큼은 여성들이 계속 지켜왔던 것이다. 즉 삼신이라고 하는 마고와 궁희, 소희인 여성을 절대신으로 모신 종교의 제사장은 바로 무당인 여성들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세계 어느 민족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대부분 남성 신격에다 남성으로 사제가 구성 되어있는 외래종교들과 아주 비교 된다고 할 수가 있다. 

 

이러한 남성위주의 종교에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하여 우월하다는 사고를 가지고 출발하였다고 볼 수가 있다. 그 예로 소위 고등종교라고 하는 기독교나 이슬람교에서 행하여지는 여성 차별의 대표적인 것이 이슬람교의 “부르카” 와 기독교의 “미사포”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여성들이 “부르카”나 “미사포”를 써야 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남자는 머리에 베일을 덮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남자는 하나님과 같은 남자의 모습이며, 하나님의 영광의 거울인데 반하여 여자는 남자의 영광을 드러낼 뿐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원래 여자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며, 여자가 바로 남자의 갈비뼈로부터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남자는 여자를 위하여 창조된 것이 아니며 여자야 말로 남자를 위하여 창조된 것이니 여자들은 하나님의 사자들인 남자들이 두려워서, 여성들의 머리 위에 여성을 초월하는 남성 권위의 상징으로서 항상 베일을 덮고 다니는 것이 여성들의 의무라고 가르치고 있다.』

 

얼마나 황당하고 웃기는 이야기인가? 이렇게 남성위주로 남성 우월주의에 빠진 것이 지금의 고등종교라는 외래종교들이다. 이렇게 “부르카”와 “미사포”는 남성들은 하지도 않으면서 여성은 남성의 피조물로써 남성 권위의 상징이므로 여성들에게만 강요하고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여성들의 “브르카” 착용을 법으로 정하여 더욱 엄격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위반 시엔 가혹한 처벌까지 하고 있으니 21세기에 종교라는 미명아래 남녀 불평등 차별행위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들 종교들은 일반인들에게도 이러한 남성우월주의의 사상을 널리 심어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현대의 결혼식 모습이다. 결혼식을 할 때, 많은 여성들이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결혼 드레스와 면사포, 언제 어디서 어떤 이유로 시작 되었는지를 모르고 무작정 서양의 흉내를 내며 사용하여 왔다. 면사포라는 것은 바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남성의 권위에 순종하겠다는 의미로 종교행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나라 여성들은 여권주의 즉 페미니스트이건 아니건 결혼식장에서는 면사포를 꼭 써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저 멀리 북유럽에서는 납치된 신부만이 면사포를 즉 베일을 썼다고 하니 우리 여성들이 전부 납치, 즉 보쌈되어 온 여성들이란 말인가? 

또 드레스와 면사포 색깔 역시 흰 색 위주로 되어있다. 이것은 16세기 서양의 풍습으로 흰색은 여자가 남자를 위한 순결과 정절, 남편과 신에 대한 순종의 상징으로 사용하였다고 하니 여성들로 보아선 얼마나 황당한 노릇이가?  

 

물론 우리도 조선시대에 “장옷”이라 하여 부녀자들이 외출할 때 얼굴을 감싸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이 아닌 유교라는 고약한 관습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며, 그러나 이 관습은 남성 권위를 상징하는 남성우월 주의에서 행하여진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 “부르카”나 면사포와 다른 점이다.  

 

그리고 남성위주의 외래종교들은 남성이라는 특성상 모두 조직화 되어 있다. 소위 고등종교라는 외래종교의 조직은 비대할 때로 비대해져 자기들끼리 내분이 끝이질 않는다. 서로들 밥그릇 싸움으로 연일 시끄럽고 기독교는 하루가 멀게 새로운 교파가 생겨나고 있다. 종교의 조직화라는 것은 즉 사제들을 신격화 하거나, 경제적인 부를 얻게 하거나, 많은 사람들 위에 군림하게 하거나,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을 몰아낼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는 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신격화 된 사제는 그 시대의 정통성이 결여된 절대권력자인 위정자와 결탁하여 부도덕한 정권의 연장과 유지에 이용되거나 앞장서기까지 한다. 이러한 것들이 곧 사제의 부패와 타락으로 이어져 종교의 본래 기능을 상실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외래종교가 이 땅에 들어오면서 우리 민족만이 가지고 있는 여성사제의 지위는 서서히 무너지고 남성이 주체가 된 종교가 위정자들과 결탁하여 교세를 확장하면서 우리 민족의 전통 종교인 무교는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서서히 외면되고 폄하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무교만큼 여성중심으로 이루어진 종교는 지구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무교는 모든 것이 여성인 무당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태고 때 행하였던 여성 사제의 그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도 우리 무당들은 여성들로 그 맥을 이어가며 자신들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다. 또한 무교는 조직을 만들지도 않으며 남녀평등에 반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는, 모든 사물을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생생지생(生生之生)이라는 우주의 대원칙을 중시하는 종교다.

 

우리 무교의 사제를 무당이라 부른다. 무당은 주로 여자를 상징하는 말로써 남자 무당 즉  박수는 극소수이면서 여사제인 무당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박수가 무당을 지배하려거나 속박하려 든다면 그것은 태초의 창조신인 삼신의 뜻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난 생각한다.

또한 무교가 조직화가 되지 못하여 세력을 펼치지 못하는 것이나, 종교이면서도 종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등은 무교의 사제들이 대부분 여자이기 때문에 남성들로부터 무시 받고 멸시 받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 지구상에 우리의 무교만큼 여성의 인권을 존중한 종교는 없다. 모든 것이 여성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그들이 모시는 신 또한 태초의 창조신인 삼신을 비롯한 여성 신들이 많다.

우리 무교는 가장 우주에 적합한 종교로, 태초에 시작된 종교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는 아주 우수한 남녀 평등사상을 가진 고등종교라고 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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