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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락에 대하여

愚悟 2006. 4. 11. 09:45

가락에 대하

(1) 가락이란

풍물에서 가락은 모든 예능행위의 기본며,흥과 신명을 불러일으키는 기능을 가지있다. 풍물의 악기구성은 쇠, 징, 장고, 북과 날라리, 나발이 기본이고, 이러한 풍물의 음악적인 측면에 대하여 일컫는 말은 대단히 여러 가지가 있다.

가락, 분박, 장단, 채, 마치 등으로 부르기도 하고 혹은 서양음악의 용어를 빌어 리듬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 중에서 하나의 용어로 정리해서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는 바 채나 마치 또는 굿가락에 대해서 우선 살펴보자.

무속에서 무행신사(巫行神事)하는 의식을 굿이라 하여 재석굿ㆍ군웅굿ㆍ성주굿 등으로 부르듯이, 풍물에서도 의식이 행해지는 풍물에는 반드시 굿이라는 말을 붙여 문굿ㆍ당산굿ㆍ조왕굿 등으로 부른다.

또한 무악에서 장단가락을 '채'라 하여 더덕채ㆍ꺾음채ㆍ천동채라 부르는 것처럼 풍물에도 삼채굿ㆍ오채굿ㆍ길군악칠채 등 '채'란 말이 붙는데, 이는 '장단(가락)'이라는 말이다.

'채'라는 말은 '두드리다' 혹은 '때리다'라는 뜻의 '치다', '차다'라는 말에 그 어원이 있다. 말채ㆍ파리채ㆍ북채ㆍ징채ㆍ열채 ㆍ궁채ㆍ궁글채 등과 같이 타악기를 쳐서 소리를 낸다는 의미에서 '채'라는 용어가 나온 것이라 한다.

또한 무악에서 겹마치와 민속장단의 세마치라는 말에서 '마치'가 장단을 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풍물에서 외마치ㆍ두마치ㆍ세마치ㆍ잦은마치ㆍ단마치 등 '마치'라는 용어를 사용하다.

이에 대하여 민속음악학자 이보형씨는 '마치'라는 말을 '겨냥하여 때려 맞힌다'는 고어 '마치다'의 명사형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마치'와 채'는 풍물의 장단을 가리키는 말임에 틀림이 없다.

풍물의 가락에는 또 '채'라는 것이 있는데, 채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여러 풍물가락 가운데 하나이지만 채는 판굿에서만 사용된다. 따라서 채가락은 마을 풍물꾼들도 연주할 수 있으나, 채는 판굿을 할 수 있는 세련된 풍물패에서만 연주된다.

풍물 12차는 '십이채', '열두마치'라 부르기도 하지만 채와 12차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판굿을 할 때 열두 종의 재래 가락을 집성하여 십이채가 편성되고, 십이채에 열두종의 진법이 편성되면서 과장(거 리)관념에 생겨 '농악 12차' 혹은 '풍물 열두마당'이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

일부 지방의 판굿에서는 일채ㆍ이채ㆍ삼채 등 징의 수가 증가되는 순서대로 쇠가락을 치는데, 이것 을 '채굿'이라 한다.

채굿은 길굿(길군악)을 할 때는 가락 위주의 행진놀이 구실을 하며, 판굿을 할 때는 굿의 진행과정에서 한다.

채굿은 호남좌도풍물에서 판굿에 들어가지 전에 치는 것으로, 흔해 원무하면서 일채, 이채, 삼채 순 서로 연주한다. 이러한 채굿의 음악은 판굿의 '영산'과 더불어 음악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채굿은 판굿을 할 때 길군악을 치면서 원무하는 데서부터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보형. <길굿 (길군악)과 채굿>,

<민속음악학> 제6집,

서울대학교 동양음악연구소, 1984. p.31.)

즉 호남좌도풍물 에서 행진악으로 연구하는 길굿을 치기 때문에 채굿이 발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길굿에는 두 가지 가 있다. 하나는 빠른 3박과 2박의 혼합박자인 것과 , 다른 하나는 살풀이장단과 비슷한 것이다.

이 중 채굿의 동기가 되는 것은 혼합박자형이다. 지금까지 채굿이 발견된 지방은 전라도 곡성, 남원, 임실, 진안, 화순 등 여러 고장인데, 그 음악성은 각기 다르다.

오늘날의 풍물은 꽹과리가 주가 되어 징의 점수가 문제되지 않으나 징의 점수가 요점을 이루는 채굿을 볼 때 농악의 고형에서는 징을 중요시하였음을 짐작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고형의 농악에서는 여러 점의 징을 쳤었는데, 꽹과리가 중요시되면서 징은 첫 박에 한 점치는 것으로 밀려 난 것 같다.

그리고 그와는 상대적으로 꽹과리의 기능이 강화되어 오늘날과 같은 음악성을 지닌 음악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보형, <쇠가락의 충동과 다양성>,

<문학사상>, 1978. 9월호. pp. 242~249.)

길군악 즉 행진음악은 징을 한 점치는 단순한 기본형이나 , 징을 두 점 치는 경북의 길군악은 전북의 들 풍장가락을 좀더 발전시킨 것이다.

호남지역의 호허굿은 이런 길군악가락이 세 번 또는 네 번 중복된 복잡한 구조이다.

경기농악의 길군악칠채는 길군악의 기본형이 네 번 중복된 형태이고,

호남우도 오채 질굿은 길군악 기본형이 다섯 번 중복된 형태이다.

풍물에서 가장 복잡한 가락은 매우 빠른 3박과 2 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가락은 풍물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음악 가운데서도 가장 복잡한 박자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상에서 풍물가락을 이르는 용어 중 굿, 채, 마치 등을 살펴보았는데 이들은 각 거리에 순서를 붙여 쓰는 고유명사어미이므로 접어두고, 분박이나 장단은 하나의 거리를 쪼개어 구분하는 개념에서 나온 것이므로 사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여기에서 장단은 현재 그 개념이 보편화되어 널리 쓰이고 있는 말이므로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역사에서 찾아보면 조선 초기 영조 때에 이세춘이 '시조장단을 배장단했다'고 나오는데 이때 쓰인 장단의 뜻과 현재 쓰이는 장단의 뜻을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선주씨 같은 경우 는 시조의 해석을 하면서 '길고 짧은 것을 안배하는 것'을 장단으로 보고 있다.

또 현재 장단의 뜻을 박자,리듬유형이라고 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러한 관점은 장단을 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한다고 보여진다.

각 장단들이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구별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장단에 대한 이해를 도와보자.

중몰이와 중중몰이는 그 빠르기가 다른데에서 구별이 되는데, 우리나라의 가락은 이분박과 삼분박을 모두 사용한다는 점에서 서양의 박자체계와는 다르다.

삼채와 굿거리는 대표적인 삼분박이며 오방진, 진 오방진은 이분박의 예이다. 또 이분박과 삼분박이 혼합된 것, 매박의 길이가 일장하지 않은 구성도 있다.

분박의 원리를 정확히 정리해야 될 것임은 물론이며, 분박의 개념만으로 장단 또는 가락을 설명하 기가 어려운 점이 있음을 밝혀둔다.

또 다른 특징을 살펴보면 타령과 중중모리와 굿거리는 빠르기가 같지만 타령은 맺어주며 굿거리는 달아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이상에서 장단을 정리해보면 박자, 빠르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리듬유형(내고, 달고, 맺고, 푸는 등의)에 따라 나타나는 한국 음악용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보형, <농악의 변천사 및 재창조의 가능성> 강의 중에서).

장단이라는 한문말고 우리들이 흔해 쓰는 말로 '가락'이 있다.명확하게 용어정리가 된 것은 아니나 현재 쓰이는 관점에서는 장단과 가락이 따로 구분되지 않고 같은 의미로 쓰이며 또 무난할 것으로 보여진다.

본 글에서는 본래의 의미에서 길고 짧은 길이만을 나타냄으로써 비록 현재 그 의미가 다르다고 하지만 일정정도 표현에 한계를 느끼게 하는 장단보다 가락이라는 용어로 정리해서 사용하고자 한다.

가락이 어디에서부터 만들어졌는가 하는 문제는 다른 예술의 기원과도 일치하는 문제이다.

생산(= 일)이 생활의 대부분이었던 원시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노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즐겁게 실행하는 방법을 찾아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농업의 전체적인 작업주기나 한 절기내 작은 김매기, 모내 기작업 등을 포괄하는 노동 및 그것의 강화, 생산의 기원, 축제 등에 대한 인간의 정서가 음악적으로 반영되면서 생활리듬화된 것이 가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이후 생산력의 발전과 함께 예술로서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풍물가락의 특성은 개별이 전체화되어 하나를 이루는 것으로 쇠, 장고, 북, 징, 소고, 태평 소 등이 박자와 강약, 고저완급의 조립을 통해 통일된 리듬음악으로서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전체 속에서 가락은 시나위나 어산 등 상호 독립된 면이 강조되기도 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면이 강화되기도 하면서 전체적으로 통일된 맛을 낸다.

그러면서 분명 리듬임에도 불구하고 선율적인 효과를 가져 오는 것이 가락의 또 다른 특징인데 이것은 풍물리듬의 정서가 선율적 리듬을 가진다는 것으로서 아직 과학적 분석이 되어있지 못하며 이 문제가 규명되어야 풍물에서 가락의 본질이 밝혀지는 것이 될 것이다.

풍물의 가락은 길굿가락을 빼면 모두 3분박 4박자가 대종을 이루고 있다. 3분박 4박자는 한국음악의 기본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가락 중에 비교적 빠른 것은 판소리나 산조에서 쓰이는 잦은몰이형 가락이며, 흔히 삼채굿(세마치) 또는 덩덕궁이라고 하는데, 고장에 따라서는 '정작궁' 또는 '무정작궁'이 라 부르기도 한다.

박자가 좀 느린형은 판소리의 중중몰이형인데, 흔히 '굿거리'라 부른다. 이 두 가락은 풍물가락의 대종을 이룬다.

잦은몰이형 가락이 더욱 빨라지면 그 북의 박자는 매우 빠른 4박자 가 된다. 이것은 판소리형에서 닷몰이형으로 잦은가락, 세산조시, 다드래기 등으로 불리는 바, 한국음 악 가운데 가장 빠른 가락으로 꼽히고 있다.

풍물에서 리듬을 반주하는 방법은 고장에 따라 다르다.

경상북도나 강원도와 같은 동북지방의 풍물 은 비교적 느린 가락에서 조금 빠른 가락으로 넘어가다가 다시 매우 빠른 가락으로 길게 몰아가는 수 법을 쓴다. 따라서 이 지역의 춤은 빠르고 씩씩한 동작이 반복되며, 곡예적인 동작이 보이기도 한다.

호남지방과 같은 서남지방의 풍물은 단순한 가락으로 시작하다 점점 잔가락을 넣어 복잡한 가락이 된다. 이 가락은 감정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맺고 푸는 기법을 많이 씀으로 해서 음악의 표현력이 훨씬 강하다.

농악연구가 윤병하씨는 풍물의 가락은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가락이기에 단순한 강약 등의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음양의 만남이라고 지적하면서, 풍물의 가락은 조여매거나 푸는 현상에서 생성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농악연구가 박병찬씨는 풍물의 가락 가운데서 일체는 참새걸음을 모방한 것이며, 이채는 말의 걸음, 삼채는 소의 걸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쇠가락의 내드림과 모듬굿은 신을 청하거나 병졸을 모으기 위한 가락이라는 이야기도 있 으며, 잡귀를 몰아내거나 비를 내리게 하는 신악적 주술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풍물의 음악은 적과의 싸움은 물론 공동체적 단합을 위한 군악적인 성격도 있고, 일가락(榮 動音樂)으로서의 역할 그리고 성적인 욕구의 발산과 함께 힘껏 두들겨 울분을 토하는 신명나는 음악 이기도 하다.

(2) 가락의 역할

가락은 풍물 전체를 이끌어 가는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가락의 변화에 따라 풍물판의 주요한 정서와 구조가 바뀐다(물론 내용에 따라 구조가 정해지고 가락이 정해진다).

그러나 그냥 가락이 진행 되는 것이 아니라 치배들의 훌륭하고 보기좋은 연주가 끊임없이 모든 사람들의 잠재적 신명들을 들 쑤시고 긁어내어 신명의 판을 열어놓게 된다.

그 신명들을 스스로 조여나가게끔 끊임없이 안팎엮음을 해나가며 몸짓의 강약, 고저 등을 자연스럽게 맺고 풀어 주어야 한다. 아울러 노동과 몸짓, 생활호흡 에 확 달라붙는 것이 기준이 되어 가락이 변화발전하고 그렇게 기능하는 것이 가락의 존재이유가 되 는 것이다. 이렇게 풍물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중에서 가락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가락 구성의 원리

우리 풍물의 특성은 그 구성이 '내고 달아 맺고 푸는'구조가 되어야만 그악이 제 몫들을 해낼 수 있 다. 이 경지를 가장 짜임새 있느 소리라고 하는데 그 원리는 맺고 푸는 데에 있다. 문제는 그 맺고 푸는 흐름이 무엇을 준거로 이루어지는가 하는 점인데 그 흐름은 노동의 리듬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 진다.

예를 들자면 오채질굿 같은 경우는 풍물꾼들이 칠 때 익숙하여 안심이 되고 푸지다고 하는데 몸에 익숙하다는 것은 자신들의 생활리듬에 익숙하다는 것이고, 따라서 이 오채질굿에 맞는 노동의 리듬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단지 오채질굿이 지금의 노동의 리듬과는 맞지를 않아 아직 확실하게 그 노동의 리듬을 다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에는 분명히 맺고 푸는 리듬이 있는데 모든 노동 자체는 살살 어르면서 일을 시작해서 조금삭 몰아나가다가 손바람나게 일을 고조시켜 후딱 해치울 때가 있어야 하는 반면, 그것들을 원만하게 풀 어내면서 또 다시 손바람이 나게끔 할 수 있는 풀고 어르기의 때가 있어야 한다. 더구나 날마다의 노 동만이 리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절기의 리듬도 있고 1년의 기간을 타는 리듬도 있어 이것들이 복합적으로 노동의 리듬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노동이 중심이 되는 생산자로서의 생활모습에 이 맺고 푸는 노동리듬이 생활리듬, 즉 생활호흡으로 체화됨은 다연지사인 것이며, 익숙한 몸짓에 달라붙게끔 발전해 왔던 풍물굿가락이 농경사회의 생활의 리듬, 노동의 리듬에서 나왔음은 충분히 유추가능한 것 이다.

노동의 방식이 달라지고 생활의 호흡도 달라진 현재에 와서는 새로운 가락의 구성원리에 대하 개발 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겠으며, 또 기존의 내고 달아 맺고 푸는 구성원리에 대해서도 노동의 방식 이 달라졌다고 해서 무작정 외면하지 말고 구성상의 장점을 살려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자세가 필요 하다.

한편, 맺고 푸는 생활호흡이 반영된 가락은 앞에서 예로 든 오채질굿 보다는 차라리 현장상쇠나 당쇠들의 표현인 '암(안)팎엮음'이라는 기제에서 오히려 더 정확하게 반영되고 있다. 암수 소리의 효과를 고려한 풍물치배의 구성 뿐 아니라 가락 자체에도 암가락, 숫가락이 있으며, 구성도 암수를 엮어서 한다. 이것이 암팎엮음이다.

예를 들어 삼채를 보면 '땅-도땅-도내-땅이다-'라고 열어주고 가락이 있으면, '조선-땅-도내-땅이다'라고 닫아주는 가락이 있어야 하며, 그 열고 닫아주느 것을 암수가 교대된다하여 암팎엮음이라고 한다.

그래서 같은 가락을 계속 치는 법은 없고, 곡 암수교대로 변화를 주어 친다. 여기에는 잘 놀리기 위한 가락의 다양한 변화라는 뜻 이외에도 다른 뜻이 있다. 일단 가락은 부르고 대답하는 제 짝이 있어야 서로 제 몫을 충분해 해낸다는 인식이 오랫동안 강하게 내려왔고 , 그 푸지게 암수 교대하는 가락이 꽉차야 하나의 가락흐름을 차도록 만드는데 상당히 유용하다는 점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사람의 속 깊이 잠재되어 있는 신명을 돋구어재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가락을 살펴보면서 분석하는 것이 옳겠으나 아직 거기까지는 분석이 덜 된 상태이며 앞으로 계속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우도에 한하여 기본적인 가락은 뒤의 자료 1) 풍물가락보에서 소개한다.

(4) 새로운 창작을 위하여

노동과 생활에서부터 만들어진 가락의 내적 구성원리와 특유의 기제는 작은 한거리 뿐 아니라 그들 의 모임인 한판에서도 관철되며, 내용과 형식 양 측면에서도 다 드러난다. 다시 말하면 내고 달아 맺 고 푸는 구성의 원리는 형식적 원리이되 이것을 지배하는 것은 내용과 정서로서 양자의 결합속에서만 구성의 원리가 관철되고 특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내고 달아 맺고 푸는 원리 자체 에 대한 과학적 해명이 안된상태로 그것만이 풍물의 가락구성원리라고 볼 수는 없으며, 일부에서는 내고 달아 맺고 푸는 원리에 대한 비과학성을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집해결탈'(집해결탈(集解結脫)- 모으고 분산시키고 맺고 벗어난다는 뜻으로 전통춤에서의 구성 원리로 쓰인다.

풍물에서 춤이 차지하는 영역과 함께 춤과 풍물의 긴밀한 관련성을 생각할 때 유관장르의 구성원리에 대한 접근 및 분석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등 전통춤의 구성원리나 혹은 새로운 창작원리에 대한 연구가 지극히 절실하며 풍물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본다.

현재까지의 풍물운동을 바라볼 때 새로운 창작방법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있는 지금, 풍물 자체의 분석에 대한 시도가 머지않아 틀림없이 성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

우선은 기본적으로 현대적 내용 또는 정서를 풍물에 불어넣는 문제를 고민하는 관점을 갖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본다. 새로운 정서를 담보, 창출하기 위 해서 우리는 강약, 속도, 구성의 변화, 쇠와 가죽의 엇부침 등을 활용하기도 하고 치배에서의 구성을 달리해보는 등 양식의 변화를 꾀하거나 혹은 구성원리에 대한 시도로써 새로운 풍물 창작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쇠와 가죽악기의 엇부침은 양자의 소리를 공히 살려내면서 전체가 하나의 음악적 특색을 이루는 구성이 된다. 삼채 한 가락(땅-도땅-도내-땅이다-)을 두배(땅-도땅-도내- 땅이다-조선-땅-도내-땅이다-)로 늘려치는 중삼채에서 쇠가 커질 땐 가죽을 약하게 치고, 쇠가 작 아질 땐 가죽이 있는 힘껏 배창시 터지는 소리를 마음껏 내도록 한다.

또 반드시 한 가락을 모든 악기가 함께 맞추어 치지 않을 수도 있다. 경기 육채와 십박 가락은 둘다 5박, 10박으로 육채 두 가락 에 십박 한 가락이 맞는다. 전체 박자를 빠르게, 혹은 느리게 치면서 가락들이 어울려 내는 맛을 느껴 보자. 여기에 휘몰이를 덧붙여 악기편을 나누어 각각 다른 패들이 내는 소리가 하나로 어울리는 조화 는 대단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이 소리에 맞추어 춤이라도 출라치면 누구는 육채에 맞추어 춤을 추고 누구는 휘몰이나 십박에 춤을 추는 모양이 어우러져 제각기 달리 노는 듯하다가도 어느 지점에서 만 나 호흡이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이상의 것들을 실현해 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전통 풍물가락을 풍부히 알고 쳐내는 기 량을 갖추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사물악기 뿐만 아니라 전통풍물에서 쓰여왔던 날라리 등의 선율 악기에 대해서도 '배우기가 어려우니까'하고 꺼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익혀서 선전, 창작 등 실제활동 에 활용하여 우리 운동의 영역 넓혀나가도록 해야 하겠다.


아리랑풍물패

출처 : 구구덩
글쓴이 : punuri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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