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는 여자의 십구멍이다.
십자가는 여자의 ‘십구멍’이다.
우리는 십자가를 보면 먼저 기독교를 생각하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십자가는 기독교를 대표하는 상징물이자 전유물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십자가가 기독교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는 것은 예수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의 죄를 대속(代贖)하기 위하여 십자가에 매달려 죽었기 때문이라 한다.
요즘은 십자가나 만(卍)자 모양으로 반지며 목걸이며 귀고리까지 만들어 크리스천이나 불교를 믿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착용하고 있다. 이렇게 십자가 모양의 장신구를 달고 다니는 이유는 은연중에 나쁜 악령으로부터 자신이 보호받고 싶다는 의식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의식과 행위는 무교의 부적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십자가는 예수그리스도교나 석가모니가 출현하기 훨씬 전에 고대민족 사이에서 토속종교에서도 사용되고 있었다.
예를 들면 고대 이집트인은 영생의 상징으로서 바퀴가 달린 십자가를 사용하였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태양의 신이라는 아폴론신이 십자형의 홀(笏)을 가지고 있으며, 게르만 신화에서는 토르라는 신神이 십자 모양의 해머를 가지고 있다. 또 바빌로니아인이나 칼데아인은 하늘의 신인 아누(Anu)의 상징으로서 등변십자가(기독교 십자가)를 사용하였다.
그밖에 십자가는 고대 페르시아인 〮페니키아인 〮에트루리아인 〮로마인, 갈리아 지방이나 브리타니아의 켈트족,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페루 등지의 원주민 사이에 널리 종교적 의의를 가지고 사용되어 왔다.
또 불교에서는 십자가의 끝을 구부려서 만卍자로 만들어 불교의 징표로 삼고 있다. 이 만卍자(범어로 Zrivatsa : 갈고리형 십자가)는 인도의 힌두교에서 먼저 사용하였다. 힌두교에서는 남성을 상징하는 오른쪽 어깨가 올라간 갈고리형 십자가를 가네사(ganesa)라 하고, 여성을 상징하는 왼쪽 어깨가 올라간 갈고리형 십자가를 사우바스티카(sauvastika)라고 부르며 이를 칼리(kali)라고 한다고 하니, 불교 역시 힌두교에서 이 만卍자를 가지고 왔다.
이러한 십자가 중 그리스 십자가, 즉 등변십자가인 지금 기독교 십자가는 우리 무교에서도 오래전부터 널리 사용하여 왔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별로 없다. 심지어 무당들조차 자기네들이 십자가, 즉 열십자를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다보니 십자가는 크리스천들에겐 성스러운 물건으로, 절대적인 신체로 여겨지며 신주처럼 모셔지고 있다.
또한 가끔 영화에서 보면 악령과 싸울 때 십자가는 최고의 위력을 가진 무기가 되어 악령을 쫓아내곤 한다. 기독교에서 악령을 쫓을 때 사용되는 십자가는 귀신을 쫓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들 믿고 있으며 이러한 믿음은, 한국의 토속종교인 무교에서도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역할을 하는 신을 무교에서는 신장神將이라 하는데, 신장이란 귀신이나 나쁜 기운을 쫓아내는 역할을 하는 신을 말한다.
이렇게 십자가가 귀신을 쫓는다는 의미가 생긴 것은 바로 하늘의 별자리인 28수(宿)에서 나왔다. 동두칠성, 서두칠성, 남두칠성, 북두칠성으로 사방에 위치하고 있는 칠성 즉 28수가 바로 신장으로 귀신을 쫓는 역할을 하는데 그 표시는 십자가로 한다. 그런 연유로 무교에서 모시는 수많은 신장 중 대표적인 신장이 오방신장이다. 동방 청제신장, 남방 적제신장, 서방 백제신장, 북방 흑제신장, 중앙으로 황제신장이라 한다.
무당들이 굿을 할 때 특히 장군 〮신장거리에서 칼을 십자가 형상으로 들고 잡귀, 잡신을 쫓아내고 부정한 나쁜 기운을 쳐 내기도 한다. 또 뒷전풀이나 부정, 즉 잡귀를 쫓을 때 제일 마지막으로 하는 행위가 대신 칼이라는 것을 집어 던지고 그 칼이 십자가로 겹쳐져야 귀신이 잘 나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칼을 집어 들고 땅바닥에 십자가를 그리는 행위는 미처 나가지 못한 귀신을 다시 한 번 28수 즉 신장의 위력을 빌어서 귀신을 쫓아내는 동시에 잡귀, 잡신이 잘나갔나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다.
로마제국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이유도 그 당시 십자가의 의미는 악령을 쫓는, 즉 신장의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로마제국에서 볼 때 예수는 부정한 악령으로 취급되었을 것이다. 로마제국을 어지럽히는 예수를 바로 귀신으로 치부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예수라는 악령을 쫓아낼 수 있는 십자가에 매달아 처형하였는지 모른다. 그렇게 함으로써 예수를 따르는 무리들에게 예수는 인간의 가죽을 덮어 썬 귀신으로 여기게 하였으며 또 그를 처형한 것은 로마제국이 아니라 바로 악령을 쫓는 십자가, 즉 신장이라는 신의 힘을 빌려 부정한 악귀인 예수를 쫓아내었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십자가는 신장의 역할만 있는 단순한 표시가 아니다. 십자가 즉 열 십十 자의 진정한 또 다른 의미는 바로 창조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일부 유럽학자는 십자가를 남근男根의 상징이라고 말하는데 새 생명을 창조하기 위하여 남근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이 말은 남성을 여성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기독교 사상에서 나온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십자가는 한문으로 십十 자와 같은 모양이다. 그리고 열 ‘십’자라고 한다. 여기서 열 십十 이라는 것은 연다는 뜻이다. 사방을 연다는 말로서, 즉 천지사방의 문을 연다는 뜻이다. 천지사방을 연다는 것은 천지창조를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렇게 천지창조의 의미를 지닌 것이 바로 열십十 자인 십자가로 오랜 옛날부터 우리 민족종교인 무교에서 사용하여 왔던 것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십자가는 창조의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진정한 천지창조의 ‘십자가’는 기독교의 십자가도, 무당이 땅바닥에 그리는 십자가도, 부적에 상용되는 어떤 십자가도 아닌 바로 여자의 ‘십구멍’이다.
우리가 욕이라고 생각하는 ‘십구멍’이란 말이 창조의 구멍이라는 말이다. 여자의 음부 즉 ‘보지’라고 할 때의 ‘보’자를 북두칠성을 의미하는 비匕자 밑에 열십十 자를 붙여 ‘보’자로 쓴다. 왜 이 글자의 한문에 열십자가 들어갈까? 그것은 여자의 ‘십’十 이야말로 천지창조, 즉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진정한 ‘십’十이라는 의미로, 칠성의 정기를 받은 여자는 ‘십구멍’으로 새 생명을 탄생시킨다는 뜻이다.
신라 눌지왕 때 박제상(363∼410?) 선생이 쓴 <부도지(符都誌)>를 보면 인류는 바로 삼신인 마고麻姑와 두 딸인 궁희穹姬와 소희巢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부도지에서 마고 삼신할머니와 두 딸이 천지를 창조하였다는 것은 바로 ‘십’ 즉, 창조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여자이기 때문에 인류의 시작은 여자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바로 삼신할머니는 ‘십’을 가진 여자이기 때문에 천지를 창조한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상상력이 아닐 것이다.
인간의 몸에 있는 구멍은 남자는 아홉 개인데 비하여 여자는 열 개다. 즉, ‘십구멍’이라는 것은 바로 인류의 시작은 여자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또한 새 생명을 창조하기 위해서 어머니 뱃속에서 잉태되어 열 달 동안 머물어야 한다. 왜 열 달인가? 바로 사방을 열고 나오려면 십이라는 숫자가 채워져야 하는 모양이다. 이렇게 진정한 십자가는 새 생명을 창조해 내는 여자의 ‘십구멍’으로 우주의 진리가 숨어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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