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의 의미
고사는 중여곤을 모시는 제사

10월은 상달이라고 하여 일반인을 비롯한 많은 곳에서 고사를 지내고 각 대학교 학생회에서도 경쟁적으로 고사들을 지내고 있다. 우리는 고집스럽게 왜 고사를 지내고 있으며, 고사에 실과 북어 그리고 시루떡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을 설명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고사를 지내는 무당들도 그 이유를 모르고 있다.
<태백일사/삼환관경본기>에 보면 「웅녀군(熊女君)의 후손으로서 여(黎)라고 하는 이가 있었는데, 처음으로 단허(檀墟)에 책봉 받아 왕검이 되매, 덕을 심어 백성을 사랑하고 영토를 크게 넓히니 여러 곳의 왕검들이 나와 특산물을 바치며 이로써 귀화하는 자가 천여 명을 헤아렸다.」란 구절이 있다.
여기서 여(黎)란 사람이 바로 중여곤(衆艅鯀)이다. 그러니 중여곤이 단허(壇墟:옛날 제사 터)에 책봉 받아 왕검이 되었다는 것은 제사장으로 임명되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460년 후에 우리가 말하는 단군왕검이 탄생하게 되었다.
여(艅)는 즉 중여곤(衆艅鯀)을 말하는데 중여 라는 말은 삼신을 받드는 제사를 모신다는 뜻도 된다. 그리고 ‘여(艅)는 ‘짐이 곧 나라’, ‘짐이 곧 나’라는 천자 자신을 칭하는 짐(朕)으로 변한다. 짐은 곧 사당에 차를 올리는 제주(祭主)라는 뜻이다.
장자가 쓴 <소요유>에서 곤은 크기를 알 수 없는 북방의 큰 물고기로 비유하였다. 또한 「곤의 크기는 몇 천 리 인지 알 수 없고 변하여 새가 되었는데 그 이름이 붕(鵬)이라고 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곤의 덕이 얼마나 크고 깊다는 것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또한 장자에 따르면, 곤은 우주의 북극에 산다고 하였다.
먼저 시루떡의 떡시루는 나라를 뜻하고 그 안에 찐 떡은 임금의 큰 덕(德)을 나타내며 고물로 팥을 사용한 것은 붉은 기운은 치우천왕을 상징하는 뜻으로 벽사의 의미가 담겨 있다.
고물이라는 말도 곤이 제사를 주관하면서 팥으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도 있다. 고물은 즉 곤의 물, 곤물이 변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가 시루떡을 하여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다는 것 자체가 덕을 베푸는 것이요 곤의 큰 덕을 널리 알리고 되새기는 것이다.
또 곤(鯀)자를 파자하면 고기 어(魚)자와 실 사(糸)로 나누어진다. 고기 어(魚)자의 의미는 북방의 큰 물고기로 북극에 산다고 하였으니 추운 바다에 사는 생선이다. 오행 중 북방은 수(水)를 나타내는 것으로 즉 바다를 의미한다. 바다는 음(陰)을 나타내며 바다 생선 중 찬물에 사는 음기(陰氣)가 가장 센 큰 고기는 북어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화상을 당한 환자에게는 북어를 이용한 치료를 하고 있다.
그리고 사(糸)는 그대로 실을 말하는 것으로 지금의 무명실이 아니라 뉘조가 처음으로 누에를 쳐서 만들어 낸 명주실일 것이다.
이렇게 고사를 지낼 때 북어와 실을 올리는 것은 중여곤을 상징하는 것이며 시루떡은 나라의 덕을 나타내는 것으로 중여곤의 큰 덕을 기리는 것이 고사다. 이 고사는 아마 단군왕검이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우시면서 처음으로 조상인 중여곤의 큰 덕을 배우고자 지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고사는 처음에는 곤사라고 하였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고사로 변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면 왜, 곤에 대한 제사를 지낼 때는 제(祭)라 하지 않고 사(祀)자를 쓰는 것일까? 원래 신농시대에서는 장자(長子)만이 하늘에 제사를 올릴 수 있고 이것을 제(祭)라 하였다. 이 제(祭)는 장자가 즉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드리는 뜻이다. 장자 이외에는 땅, 즉 지신에게 제사를 하였는데 이것을 사(祀)라고 하였으며 제후들이 지신(地神)에게 제사를 드리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시대 임금들이 천제를 올리지 못하고 사직에 제를 올리다가 고종이 황제로 등극하고 난 뒤 방구단(方丘壇)에 천제를 올린 것을 알 수 가 있다. ‘사(祀)’는 정실의 아들이 아닌 사람, 또는 차남이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를 가진 문자이다. 그러니 전욱고양의 적자가 아닌 ‘곤’이 제(祭)자를 사용하지 못하고 ‘사(祀)’자를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곤이 땅에 드리는 제사라는 의미로 고사가 되었다.
그러면 고사를 지낼 때 왜 하필이면 돼지머리를 사용하는가? 돼지는 지신을 상징하는 동물이며, 다산을 하므로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뜻으로 돼지를 잡아서 고사를 지낸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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