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천 리포트

군포문화원 강의

愚悟 2007. 9. 24. 08:55

고택연구가 한덕택 선생의 소개로 군포 문화원에서 강의를 요청해 왔다.

잘하는 것은 없지만 무교에 관한 강의라고 하기에 쾌히 승락을 하였다.

다른 것보다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그 어떤 누구도 할 수 없는 강의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0시부터 강의시간이라 초행길이라 늦지않게 일찍 출발을 하였더니 30분 전쯤 도착하였다.

문화원 문희경사무국장이 친절하게 맞이하였고 함께 커피를 마시며 군포에는 7개의 산신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또 당숲제를 군웅제라고 한다는 소리는 나에게 작은 충격을 주었다.

지금까지 마을굿에서 군웅제라고 부르는 굿은 없었는데 軍浦  지명에 걸맞는 마을굿이라 여겨진다.

분명 군포와 군웅제의 연관관계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10시가 되어 사무국장의 간단한 소개에 이어서 강의에 들어갔다.

군포 문화원에서 자체 개설한 문화해설사 수료과정의 일환으로 민속신앙에 대한 강의였다.

시작할 때는 약 10명이었는데 중간에 게속 강의에 참여하여 16~7명이 되었는 것 같다.

아직 무교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는지라 좀 더 상세하게 강의를 하여야 했다. 2시간 강의에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하려고 하다 보니 말이 좀 빨라졌지만 수강생들은 눈망울이 초롱초롱하게 내 강의를 한마디도 안 놓치려고 열심이었다. 간간히 질문도 하면서, 우리 무교인들 보다 더 진지하고 열심히 강의를 듣는 모습들이 너무 좋았다.

2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운 시간이었지만 강의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내가 쓴 책 <무속에 살아있는 우리 상고사>를 경품으로 걸고 질문을 하였다.

먼제 내가 오구굿은 어느지방의 지노귀굿인가?라는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고 뜻밖에 사무국장이 대답을 하여 다시 사무국장이 질문을 하였다.

황해도 병굿을 뭐라고 하는냐는 질문에 한 분이 퇴송굿이라고 정답을 이야기하여 책에다 싸인을 하여 증정하였더니 다들 부러워하였다.

강의시간이 끝이났지만 수강생들은 자리를 뜨지않고 계속 질문을 하고 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사무국장은 당초 계획은 3주 강의였지만 6주로 늘리자고 한다.

전반기의 강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고민을 하였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한다.

6주 강의 좋자요. 그러나 한사람이 너무 오래하면은 지루할 수 있으니 다른 사람으로 하자고 다른 분을 추천하였더니 사무국장이 흔쾌히 승락하였다.

또한 군포 당숲제 축제 때 자문을 하여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흔쾌히 수락은 하였지만 지금까지 해온 축제 기획안을 보니 많은 것을 수정하고 추가하여야 할 것같아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는 길에 조선초 문신인 정란종(1433~1489) 종택을 들러 잠시 둘러 보았다.

마침 MBC에의 화제집중 제작팀에서 정씨 종택의 한가위 준비를 생방송한다고 법썩이었다.

한 1시간 가량 둘러 본 후 동래정씨 종택을 벗어났다.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은 관계로 미처 찍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다음에 다시 와서 찍기로 했다.

강의를 마치고 돌아서면 항상 오늘 강의에 대하여 뒤 돌아보게 된다.

오늘은 내 스스로 만족할 만한  강의를 한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볍다.

이틀 전부터 감기가 걸려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면서 식은 땀이 흘러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염려하였는데, 강의하는 동안 내스스로 몰두하다 보니 감기마저 떨어져 나간 느낌이다.

다음 주 강의는 이번 주에 하지 못한 이야기와 좀 더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를 하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발길을 서울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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