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개인의 과대광고로 전락한 무속관련 프로그램

愚悟 2008. 7. 23. 13:06

개인의 과대광고로 전락한 무속관련 프로그램

"금년 예약이 끝났어요. 급하신 분은 핸드폰으로 사연을 문자로 보내주세요. 그러면 선생님이 선별하여 연락드릴 겁니다. "

내림굿 때부터 방송을 타면서 요즘 잘 나간다는 모 무교인이 하는 말이다. 

얼마나 족집게로 잘 보면 금년 예약이 벌써 다 끝났을까?

예전에 김일성 사망을 맞추었다며 유명세를 탄 모 무교인도 “3년 예약이 다 끝났다.”고 하면서 소문을 내었다.

아니 지금 당장 급하고 답답하여 문의하려고 하는데 내년이나 3년 후에 상담하겠다니 속터지는 일이기 전에 웃기는 일이 아닌가?

또 예약이 다 끝났는데 문자로 사연을 보내주면 연락하겠다니 속이 훤히 보이는 행태다.

일반인들은 방송에만 나오면 모든 것을 다 맞추는 족집게 무당으로, 자신의 어려움을 다 해결해 줄 수 있는 구세주로 착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방송에 출연한다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잘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메시아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방송의 특성상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시청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 담당 연출자의 책임이기 때문에 출연자를 최대한 미화하고 인간적인 면을 조명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의 눈에는 모든 것이 좋게 보이고 느껴져, 이런 저런 사연을 가진 분들은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찾게 되는 것이다. 또 예전에 무속인들에게 좋지 못한 경험을 한 사람들도 방송에 나온 사람이니까 라는 기대심리로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을 이용하여 몇몇 무교인은 방송에 출연하기 위하여 이런 저런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방송에만 나가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는 얄팍한 장사꾼의 심리 때문이다. 10여 년 전에도 방송을 이용하여 유명세를 탄 무교인들이 많이 있다. 그 당시 방송출연에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뒷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무교인이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나가는 것이 좋다. 무교의 저변 확대와 무교인들의 아픔을 일반인들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에 장려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방송들은 대부분 무속을 흥미위주로 또는 여름철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납량특집 수준으로 방송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의사와 무당, 역술인 등은 TV광고가 법으로 금지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방송의 특성과 효과를 잘 알고 있는 무교인들은 방송 프로그램을 편법으로 이용하여 자신을 최대한 광고를 한다.

이러다 보니 무속판에도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말이 돌게 된다. 돈을 투자하여 광고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많은 수입을 얻게 되고, 그 수입으로 다시 광고를 하여 손님을 끌어 모으는 것이다.

예전에 필자는 “광고하는 무당을 경계하자.”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광고를 하면 광고비용을 뽑기 위하여 무리하게 굿을 강요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무교 전체를 망신시키는 일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광고를 하는 것은 장사꾼들이나 하는 것이지 민족종교의 사제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예전도 방송으로 유명세를 탔다가 결국 방송으로 망신을 당한 무교인이 있다.

세월이 많이 좋아져 무교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그러나 아직도 무교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완전히 해소 된 것은 아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을 해소하기 위하여 자신의 홍보에 투자하는 비용을 불우한 이웃을 위하여 사용한다면 무교인을 바라보는 시회의 시각이 달라질 것이며 그 무교인은 저절로 홍보가 될 것이다. 또한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서 오는 만족감과 자신감 그리고 인생의 행복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금 무교인들 중에는 방송에 나가지 못하여도 족집게처럼 점 잘 보는 무교인들이 많이 있다. 방송을 타지 않아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웃고 우는 무교인들이 많이 있다.

또 불쌍한 사람들을 위하여 묵묵히 숨어서 봉사활동을 하는 무교인들도 많이 있다.

방송은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언론 매개체다. 방송은 무엇보다 공익을 우선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방송국은 수익도 중요하고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숨어서 묵묵히 좋은 일을 하면서 지내는 무교인을 찾아서 방송을 해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방송에 출연한 특정 무교인의 홍보수단으로 방영하지 말고 진정 무교인의 삶과 아픔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무교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며 삶이었다는 것을 조명하는 그런 방송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