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부적에 나타난 단군시대의 팔가

愚悟 2009. 1. 5. 19:19

부적에 나타난 단군시대의 팔가

 

 

무당과 부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부적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으며 서민들이 부담을 적게 느끼고 쉽게 장만할 수 있는 것이 부적이기도 하다.

부적은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나쁜 기운을 예방하고 좋은 기운을 받아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적도 지금은 값이 너무 비싸 아무나 쉽게 할 수가 없다. 무당들이 장사꾼처럼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또한 이 부적을 무녀가 직접 쓰는 것이 아니라 만물상회나 부적을 제작하는 사람에게 미리 만들어 놓은 부적들을 구입하여 자기가 쓴 양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다. 양심이 없어도 너무나 없다.

무당들은 만물상에서 그린 부적을 몇천 원에 구입하여 적게는 몇십 만원, 많게는 백만 원 넘게 받고 있으니 정말 털도 안 뽑고 먹어치우는, 엄청난 폭리를 취하는 장사꾼이다.

그러니 부적에 무슨 효력이 있겠는가? 지갑 속에, 베개 밑에, 방문 앞에 간직하고 붙여 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러나 진짜 부적이라면 왜 효험이 없겠는가?  만물상에서 구입한 부적이거나, 아무 때나 아무렇게 쓴 부적이니까 효험이 떨어지는 것이다. 

부적을 쓸 때는 여러가지 주문도 외우고 정신을 집중한 후 써야한다.

최소한 목욕재개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 후 자시에 맞춰 향을 피우면서 외는 분향주를 비롯하여 부적 종이를 영험하게 하는 주지문, 부적을 쓰는 붓의 영험함을 기원하는 주필문 등 최소 8가지의 주문을 외운 후에 정신을 집중하여 기를 넣어 부적을 써야만 효력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부적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러나 부적을 자세히 보면 공통점이 첫째는 별이 나타나 있고 둘째는 짐승을 그린 부적들이다. 곧 부적에 나오는 별은 우리 민족이 천문을 관측하고 운세를 점 쳤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 많은 동물들이 상징적으로 부적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바로 단군시대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단군왕검시대의 지배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귀족들이 처음에는 다섯종족이었다는 뜻으로 오가五加라고 하였지만, 점차 국가가 강대해지면서 지배계급의 숫자가 늘어나 팔가八加가 되었다.

즉, 팔가는 바로 지금 국가로 치면 각부 장관에 해당하는 기구로 단군 왕검이 조선을 통치할 때 보좌하는 부족들로써 자신들을 상징하는 동물을 종족의 아이콘으로 사용하였다고 볼 수가 있다. 

팔가는 虎가(나중에 용가로 변함), 馬가(命을 주관), 鷺가(병을 주관), 鷹가(형벌을 담당), 牛가(곡식을 담당), 熊가(군사를 담당), 鶴가(선악을 담당), 狗가(감독기관) 등이다.

팔가는 모두 짐승을 부족의 상징으로 삼았으므로 이 짐승의 그림 자체가 벽사의 능력을 지닌다고 믿어 왔으며 그 결과 부적의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이들 동물들이 대부분 벽사부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지금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단군시대 팔가의 부적들을 살펴보았다.


용가(龍加) : 용-강용부

호가(虎加) : 호랑이-가내안녕삼재소멸부, 부귀업장소멸부

우가(牛加) : 소-도깨비부, 정축신장부

웅가(熊加) : 곰-여기의 웅은 빛난다는 뜻으로, 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많은 부적에서 동그라미로 그려지고 있다.

학가(鶴加) : 학-소학부, 천지대명덕부

응가(鷹加) : 매-삼재부

구가(狗加) : 개-인부(忍符)

마가(馬加) : 말-부적보다는 말굽, 말총 등을 비방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로가(鷺加) : 해오라기-아직까지 흔적을 찾지를 못하였으나 황해도 굿에 감응거리에서 갓에다 백로 깃털을 두 개를 꽂고 굿을 한다는 것은 로가와 관련 있는 것이라고 추측할 수가 있다. 또한 베트남의 모든 신전에는 백로의 상을 모셔 놓았으며 부적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부루태자의 호가를 용가로 바꾸었는데 결국 산신과 용왕신은 부루태자를 말하는 것으로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가 있다.

또한 학가는 황해도 굿의 칠성제석거리에서 추는 춤사위가 학이 날개 짓을 하며 날려는 모습을 표현한 춤이니 학가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치우천왕과 관련이 있는 부적이 우가 부적일 것이다. 소는 치우천왕의 족표이다. 따라서 소의 머리가 형상화된 투구를 쓰고 전쟁을 하였다. 즉 부적을 만들어 쓰고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의 도깨비의 시조가 되고 탈의 시초가 되는 것이다.

치우천왕의 부적은 천보부라고 한다. 하늘의 도움을 청하는 부적이라는 뜻이다. 그 당시의 부적은 아마 대나무 마디마다 그리거나 새결을 것이다. 

조선시대부터 단옷날에는 관상감에서 천중부(天中符), 또는 단오부(端午符)라 하여 악귀를 쫓는 부적을 나누어 주고 대궐의 문미(門楣)에 붙여 두곤 하였는데 여기서도 치우천왕을 악귀를 쫓는 벽사신으로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 내용을 보면,

“5월 5일 天中之節에 위로는 天祿을 얻고 아래로는 地福을 얻는다. 蚩尤의 鬼神은 구리의 머리요 쇠의 이마이다. 붉은 입과 붉은 혀로 四百四 가지의 병을 一時에 消滅하다.” 라고 적었다.

 

정월에 보통 지니는 부적이 일 년 운수가 대통하는 부적이라면 단옷날의 부적은 악귀를 쫓아 질병을 피하는 부적이다. 이것은 단옷날부터 한여름이 시작되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음식물에 의한 질병들이 많이 발생하므로 그 질병에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편이 아니었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