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개고기를 금기시 하는 이유

愚悟 2009. 2. 3. 10:16

개고기를 금기시 하는 이유

 

우리 무교에서는 불교와 마찬가지로 개고기를 금기시 한다.

아마 개고기를 금기시 하는 것은 불교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왜 개고기를 금기시 하는지 밝혀진 이유가 없다.

개고기는 예전부터 풍부한 단백질 때문에 우리 민족이 많이 먹어온 고기다.

한자에 그릇 기器 자를 보면 개를 한 마리 두고 입이 내개가 있다는 뜻인데 이것을 그릇 ‘器’자로 사용한다는 것은 개를 식용으로 그릇에 담아서 제사를 지내고 먹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개를 잡아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도 하고 먹기도 하였다.

지금도 황해도 굿중 호살령 굿 즉 호랑이한테 화를 입은 후 굿을 할 때는 개를 잡아 그 껍질을 뒤집어쓰고 굿을 한다.

이렇게 개를 제물로, 식용으로 사용하였다는 것을 많은 문헌에서 또는 한자에서 찾아 볼 수 있건만, 왜 어느 날부터 개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하였는지 그 이유를 유추해 보도록 하자.

 

개는 한자로 견犬이라고도 하고 구狗라고도 한다. 犬이라고 할 때는 큰개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중국에서는 서쪽의 오랑캐란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구狗라고 할 때는 별을 나타나기도 하는데, 하늘의 별자리 중 북극성을 구진성狗辰星이라고 불렀다.

단군시대에는 단군을 도와 나라를 다스리던 오가 중에 구가狗加가 있다. 구가는 개를 집안의 상징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또 반고盤固전설에 의하면 “반고는 원래 사람의 귀耳에서 나온 벌레로, 쟁반盆을 덮어 둔 뒤웅박 속에서 용견龍犬으로 변하고, 다시 이 용견이 금으로 된 종鐘속에서 엿새 밤낮을 지낸 후 하루가 부족하여 개의 머리를 한 괴상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본디 大자는 임금을 의미하는 문자로, 犬자는 임금을 호위하는 짐승이라는 뜻이다.

이는 마치 임금을 상징하는 돌이 玉인 것과 같다. 그리고 이러한 개에게 임무를 주어 종묘宗廟나 신전神殿을 지키도록 하였다.

 

그러니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신성한 장소인 신전이나 조상을 모신 종묘에는 개가 지키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뜻이 담긴 한자가 바로 제사를 의미하는 바칠 헌獻 자로 견犬이 옆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개는 신성한 동물임에 틀림없다. 하늘에서는 북극성을 상징하고, 땅에서는 신전이나 종묘를 지키는 충직한 동물로 나타난다.

조상이 죽어서 개가 되고, 개 다음의 생은 인간으로, 개는 인간으로 환생하기 전단계라는 이유 등을 들어 개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단군시대에는 오가五加 중 하나로 구가狗加가 존재했듯이 우리 조상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개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 가나안, 이집트까지 개에 대한 신화가 전해지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개는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여름 유월 복伏날엔 보신탕을 먹는 날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복伏자는 사람이 개처럼 엎드린다는 뜻으로 굴복, 머리를 숙이다. 등의 의미가 있다. 그러니 복날은 날이 너무 무더우니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엎드려 있으라는 뜻이지 개고기를 먹으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한 여름을 그냥 엎드려 놀고 있을 수는 없으니 사람과 가장 가까이 있는 개를 잡아먹으며 무더위에 생활을 이어가지 않았을까 한다.

그러나 다른 동물과 달리 개나 뱀을 먹으면 굿을 할 때 금방 벌전이 따른다고 하는 것은 이러한 특별한 이유 때문이 아닌가 한다.

 

뱀을 금기시 하는 이유에 대하여는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개가 지켜야 할 오륜이라는 것이 전하고 있다. 이 대목을 보면 개가 왜 사람과 가까운지를 말해준다.

첫째 견주불패는 주인을 보고 짖지 않는다. (君臣有義)

둘째 책효기우 새끼는 어미를 깨물지 않는다. (父子有親)

셋째 유신이잉 새끼를 가졌을 때 부부가 겸양한다. (夫婦有別)

넷째 소구적대 작은 것이 큰 개를 해치지 않는다. (長幼有序)

다섯째 일폐군운 한 개가 짖으면 다른 모든 개들도 호응하여 짖는다.(朋友有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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