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굿을 하기 위한 선금의 반환은 어찌하면 좋을까?

愚悟 2009. 5. 4. 13:42

굿을 하기 위한 선금의 반환은 어찌하면 좋을까?

 

 

우리 무교는 불교나 기독교와 같이 신도들이 시주나 성금, 후원 등 정기적으로 돈을 바치는 일이 없으므로 굿이나 치성 등 정성을 통하여 가장 많은 경제적인 수입을 얻는다.

굿이나 치성을 하지 않고 복채를 가지고 꾸려나가기는 무척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상담을 하고 난 후 굿이나 치성을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굿이나 치성을 단순히 무교인들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권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정확한 진단을 받게 된다. 그리고 정확한 병명이 나오면 그에 합당한 처방전을 받아들고 약을 사 먹거나, 더 심한 경우 큰 병원에 가서 입원이나 수술을 하게 된다.

 

즉,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것은 바로 무교인에게 상담을 받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처방전으로 약을 사먹거나 병원에 입원 또는 수술하는 것은 바로 무교인들이 굿이나 치성을 하라고 권하는 것이다. 단순히 무교인들이 굿이나 치성을 권할 때는 돈을 벌 목적보다 상담자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러나 간혹 일부 잘못된 무교인들은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집안에 변고 즉, 누가 죽는다든지. 아니면 사업이 망한다는 등 상담자의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는 끔찍한 말로 겁을 주어 많은 돈으로 정성을 들이게 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친절하게도 당장 현금이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카드단말기를 설치하여 월부로 정성을 드리도록 유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무교인들은 더 이상 정도를 걷는 많은 무교인들을 욕보이지 말고 아예 신당을 걷어치우고 장사꾼으로 나설 것을 권한다.

그런데 문제는 굿이나 치성을 하기로 하고 계약금 아닌 계약금 조로 돈을 조금 걸어놓았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굿이나 정성을 드리지 않겠다고 했을 때, 그 계약금 아닌 계약금을 어찌해야 하느냐가 관건이다.

 

카드단말기가 있었으면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해결될 문제지만 민족종교의 사제라는 양심이 있어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았기에 종종 일어나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굿을 하기로 약속하고 걸어둔 돈은 일종의 계약금이다. 즉 선금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계약금은 내입금內入金 · 선금 · 착수금 · 보증금 · 약정금 · 위약금 등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통상 계약금으로 통한다.

부동산 거래에서는 계약을 위반하면 계약금을 포기하던지 아니면 계약 금액의 배를 배상하던지 하여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부동산 거래의 경우 부동산 거래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특별한 경우이다.

그러나 다른 일반 상거래에서 물건을 사고팔거나 할 때는 환불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다.

 

그 어떤 물건을 사고팔았다 하더라도, 요즘 성행하는 전자상거래도 14일 안에는 아무 조건 없이 전액을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또 사찰이나 교회에 헌금한 돈도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었을 경우 반환을 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굿을 하기로 하고 선금을 받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굿을 하지 않았을 때 그 선금을 어찌해야 하는지 무교인들에게 묻고 싶다.

대부분 사람들은 굿을 하기로 하였다가 하지 못하게 되면 굉장히 죄스러워 한다.

즉 신령님과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많지 않은 선금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백만원이 넘어가는 선금이면 돌려줄 수가 없냐고 조심스럽게 물어 오는 경우가 있다.

필자가 직접들은 바로는 굿을 하기로 하고 선금을 걸었지만 돈을 구하지도 못하고 너무 어려워 그 선금 일백 십여 만원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전액 반환이 안 되면 반이라도 돌려줄 수 없냐고 몇 번이고 울면서까지 사정사정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 무당은 한마디로 매몰차게 거절하였다고 한다. 매몰차게 거절한 무교인은 지금 한창 케이블 방송에 자주 얼굴을 내밀며 소위 잘나간다는 무당이다.

 

이런 경우 필자가 아는 상식으론 많은 무교인들은 다시 겁을 주거나 아니면 굿 준비하느라 다 사용하였다는 등 이런 저런 핑계를 내세워 선금의 반환을 거절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면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정도인지 무교인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굿을 하기로 한 선금을 사찰이나 교회에 낸 헌금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부동산 계약처럼 특별계약관계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일반 상거래로 볼 것인가? 무교인들의 의견을 묻고 싶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라도 법적으론 돌려줘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또 아무리 돈이 좋고 돈은 필요한 것이라고 하지만 민족종교의 사제인 무교인들이 돈의 노예가 되어 무교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가슴에 못을 박고 큰 실망을 안겨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것을 탐내다 큰 것을 잃는다는 말이다.

즉, 선금 몇 푼을 챙기려다 무교의 전체 이미지에 큰 상처를 남기고, 무교인을 욕을 하면서 무교를 외면한다면 그건 더욱 큰 손실이다.

무교인은 우리 민족과 더불어 웃고 울며 때로는 함께 아파하며 지내온 민족종교의 사제다.

 

그런 민족종교의 사제인 무교인이 돈 몇 푼에 눈이 어두워 얄팍한 장사꾼 같은 행위로 불쌍한 이웃을 울린다면 무교의 발전은 요원한 바램이 될 것이다.

이런 장사꾼 같은 무교인들 때문에 무교인들은 돈만 아는 집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여 본다.   <출처를 밝히지 않은 무단도용 절대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