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무당이 나오면 집안 망신

愚悟 2009. 12. 3. 14:27

무당이 나오면 집안망신?

 

무당이라는 게 알려지면 자식들의 장래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무교인들. 언제까지 멸시와 냉대를 받을 것인가. 이제 스스로 무당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스스로 존경하자. 탐욕과 오만방자함을 버리고 남을 배려하고 이웃과 아픔을 같이 한다면 사회의 시각도 바꿀 수 있다.

 

단군시대 하늘에 제를 지내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우리 무교가 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숭고한 우리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그 시대 권력자의 이해에 의하여 온갖 멸시와 박해를 받아왔고 또한 외래종교의 영향을 받아 많이 변질되어 왔다.

 

오랜 세월 무당이라고 받은 사회적 멸시와 냉대, 그리고 천한 신분으로 인하여 가슴에 한이 맺힌 우리 무교인들은 지금도 자신이 무당이라는 사실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있다.

 

무당이 나오게 되면 우리 집안의 망신, 내가 무당인 것이 알려지면 자식들의 장래에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피해의식 때문에 무당이라고 밝히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소위 고등종교라는 외래종교의 사제인 목사나 신부 그리고 스님들은 어떠한가? 당당하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사제로서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추앙을 받고 있건만 우리의 민족 종교인 무교인들은 왜 이렇게 되지를 못하는가?

 

그 이유는 역사적인 환경도 있지만 우리 무교인 스스로 지나온 발자취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왔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무당이라 하면 탐욕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다. 무당이라 하면 무식한 집단이라고 한다. 무당이라고 하면 돈만 아는 장사꾼이라 한다. 무당이라 하면 반 사기꾼이라고 한다.

 

무당들이 그동안 어떻게 처신을 하였기에 이런 험악한 소리만 듣고 사는가? 물론 나는 이런 소리와 상관이 없다고 하는 무당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무당들은 자기 주장만 앞세우는 사람으로 즉, 막가파식으로 어거지를 부리는 대명사로도 통한다.

 

이것은 자기를 마치 신으로 착각하는데서 오는 오만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가 있다. 어디까지나 무당은 신이 아니라 신의 뜻을 전하는 심부름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건만 마치 자신이 신처럼 군림하려고 하는 무지에서 오는 부작용들이라고 생각한다.

 

무교인 사이에도 자기가 모신 신령님만 최고로 생각하고 남이 모신 신령님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무교인 마다 모시는 신령의 차이는 조금씩 있다. 기본적으로 모시는 신령 외에 조상신에서 모시고 온 신령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신령을 모시는가에 그 무당의 능력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무당 자신들의 수행정도에 따라 무당들의 능력이 달라진다는 것을 모르고 무조건 자기 신령만이 최고라고 우긴다.

 

즉 사제로서의 최소한의 수행과 규율도 지키지 못하면서 자기만 족집게로 최고의 무당이라 하면서 다른 무교인은 엉터리 가짜무당이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욕을 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무교인들은 더불어 함께 어우러져 살지 못하고 탐욕과 아집으로만 똘똘 뭉쳐,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남의 아픔을 함께하는 마음을 가지기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 추구에만 전력을 하여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무교의 기본 정신인 생생지생(生生之生)과 화해동심(和解同心) 그리고 해원상생(解寃相生)을 모르기 때문이다. 무당이 되어서 이런 기본 정신도 모르고 무당을 하고 있으니 엉뚱한 짓거리들로 욕을 먹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 무교에 대한 인식도 많이 좋아졌고 또한 우리의 전통문화로써의 중요성도 깊이 인식되었다. 이런 좋은 시절을 맞이하였으니 무교인들 스스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하여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나가야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던 무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지워버리고 무교의 숭고한 참 뜻을 다시 심어주는 기회로 삼아야겠다.

 

언제까지 무당이라고 멸시와 냉대를 받을 것인가?

언제까지 우리 자식들에게 무당의 자식이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수치와 모멸감으로 얼룩진 아픔을 가슴에 영원히 새겨 줄 것인가?

이 모든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우리 스스로 무당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스스로 존경하지 않으면 남들도 존경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여 스스로를 존경하며 살아보자. 부디 지금부터라도 아집과 탐욕, 그리고 오만방자함을 버리고 겸손함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이웃과 아픔을 같이 할 수 있는, 진정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 사회가 우리들을 보는 시각을 바꾸어 존경받는 무당이 되어보자.

 

우리 모두 행동과 생각을 바꾸어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추앙을 받는 사제의 한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자.

 

우리 자식들이 무당의 자식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자. 무당이라는 말이 대통령처럼 존경의 대명사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자숙하고 노력하여 환골탈태의 아픔을 이겨내자.

 

사회적으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기회가 왔을 때, 무당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존경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있을 때, 무교인들 스스로 변하여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가 존경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또 저 멀리 달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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