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인공위성 ‘나로’호 란 이름에 대한 단상

愚悟 2010. 6. 10. 15:19

인공위성 ‘나로’호 란 이름에 대한 단상

 

 

우주를 향한 인간들의 상상력과 동경심은 이제 막연한 희망사항이 아니라 실지로 이루어질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1957년 소련에서 시작된 인공위성을 시작으로 경쟁적으로 시작된 우주탐험 역사는 소련이 붕괴된 지금도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우주 탐험에 국력을 쏟고 있으며, 대한민국도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쏘아 올리는 인공위성의 이름이 국적불명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우리가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은 “우리별” “무궁화” “아리랑” 그리고 오늘 쏘아 올리려는 “나로”가 있다.

이 이름들을 살펴보면 정말 국적불명과 더불어 민족의 정체성이 전혀 담겨져 있지 않는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우리별”을 보자 아무른 역사적 의미와 상징적인 의미도 없는 단순 우리별이라는 이름은 대한민국의 위성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다. 전 세계 누가 봐도 우리별이다.

또 “무궁화”란 이름은 대한민국의 나라꽃인 무궁화를 사용하였는데 우리만 아는 사실이다. 누가 무궁화란 이름을 가지고 대한민국 위성이라고 알겠는가? 그러나 그래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꽃 이름으로 가장 낫다고 할 수 있지만 우주를 날아다니는 위성의 이름으로 너무 약하다.

 

“아리랑”은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는 노래의 제목이다.

아리랑 역시 우리만 아는 명칭이며 민족의 한을 대표하는 노랫말의 제목으로 우주를 도전하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위성의 이름으로 합당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나로’호, 누가 이 선정하였는지 몰라도 웃겨도 한참 웃기는 이름이다. 하나로의 ‘나로’인지 나홀로의 ‘나로’인지, 우리나라의 ‘나라“ 인지 헷갈리며, 우리도 무슨 소린지 정확히 모르는데 외국인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지금까지 쏘아올린 각국의 우주선이나 인공위성 이름을 보면 우주 탐험이라는 도전적인 정신에 곁들여진 이름들이다.

1957년 10월 4일에 옛 소련 땅에서 발사된 스푸트니크 1호(Sputnik-1)의 의미는 동반자라는 의미다. 그 뒤를 이어 미국이 1958년 1월 31일에 발사한 익스플로러 1호(Explorer-1)가 가지는 의미는 탐험가라는 뜻이 담겨있다.

챌린저(Challenger) 역시 도전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디스커버리(Discovery) 역시 발견한다는 뜻인 담겨 있으며, 제임스 쿡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탐험에 쓰인 탐사선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아틀란티스(Atlantis) 역시 바다 속에 잠긴 대서양의 전설의 섬 이름을 따온 것이다.

 

엔데버(Endeavour) 역시 초,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름을 공모하여 지은 엔데버는, 디스커버리처엄 제임스 쿡의 탐사선이었던 HM Bark Endeavour에서 따 왔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을 탄생시킨 소련 우주선 소유즈(Soyuz) 역시 한국과 함께 라는 의미인 ‘연합’이란 뜻을 가졌다고 한다.

 

또 가까운 중국만 하여도 달 탐사 유인우주선 이름을 선저우神舟라고 하여 하늘의 배라는 의미를 붙였다. 또 달 탐사과학위성의 이름을 창어嫦娥라고 붙였다.

신주神舟, 하늘의 배라는 뜻을 가진 이름, 정말 기발한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최첨단 과학의 산물인 인공위성에 신神자를 붙여서 신에게 기원한다는 의미가 포함된 이 이름은 과연 중국다운 이름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위성 ‘창어’ 중국식 발음이 ‘창어’ 지만 우리말로는 항아嫦娥다.

항아가 누구인가? 바로 달의 여신이다. 동이의 천신인 천하의 명궁 예羿의 아내로 불사약을 혼자 먹고 달로 가서 두꺼비로 변했다는 전설을 가진 달의 여신이다.

달의 여신을 우주선 이름으로 지었으니 당연히 달의 기운을 받아 성공하고도 남는다.

 

이렇게 각국에서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의 이름을 하나 짓는데도 나름대로 그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 우주선들의 이름은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이름이라면 중국의 이름들은 다분히 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자국의 신화를 강조하며 민족의 우수성을 드러내는 그런 이름이다.

 

항아의 신화는 동이의 신화로 우리가 사용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용하지 못하고 중국에게 빼앗긴 것은 우리 위정자와 강단사학자 그리고 과학자를 비롯한 모든 국민들이 우리 역사를 모르고 우리의 정체성을 상실하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실 위정자나 과학자들은 항아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지난 2002년부터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태양의 새 삼족오三足烏는 일본 축구협회가 앰블린으로 사용하면서 눈뜨고 빼앗겨버렸으나 누구한 사람 가슴아파하는 이 없는 대한민국은 역사적인 큰일을 도모할 때면 항상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잃어버리고 헛발질을 하는 우를 계속 범하고 있다.

 

오만 원 권 화폐 도안에 우리 만년 역사의 위대한 인물을 그려 넣어 세계만방에 우리 역사를 지폐로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조선시대의 여인으로 선정하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그리고 인공위성들의 이름 역시 민족의 정체성이나 역사를 실지 못하고 이상한 이름으로 그냥 지어 버렸다.

 

이렇게 우리 역사와 신화를 잊어버리고 팽개쳐 버렸으니 중국과 일본 도용하여도 우리 위정자나 강단사학자들은 남의 일처럼 팔짱만 끼고 있으니,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신화는 곧 중국의 일부로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가슴을 치며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삼지창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교인과 무속인의 차이  (0) 2010.07.13
무교와 무속의 차이  (0) 2010.06.28
6 · 2 지방 선거에서 얻는 교훈  (0) 2010.06.04
태무천에게 고함  (0) 2010.05.24
조심해야 할 무당 베스트 10  (0) 2010.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