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성주굿

愚悟 2011. 4. 4. 11:55

 

<성주대를 잡고 성주신을 받아 모시는 모습>

 

 

 

칠성거리가 끝이 나고 나면 소대감이나 소놀음 굿을 하고 다음에 하는 굿이 성주굿이다.

보통 집안의 성주는 대주, 즉 집안의 가장을 이야기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성주는 대주를 포함한 그 집안의 수호신 더 나아가서 상고시대부터 있었던 성조신을 위하는 굿이다.

성조신은 궁궐을 짓는 일을 맡아 하던 신하로 비바람을 피하고 따뜻하게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성주굿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집을 새로 지을 때는 반드시 성주굿을 하였다. 상량을 올릴 때는 반드시 무당을 불러 굿을 하였는데 이때 무당의 공수에 의하여 목수는 집을 다시 수리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므로 무당들의 공수에 목수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쩔쩔 매였다고 한다.

또한 새로 이사를 가면 성주굿을 하였으며 대주 나이가 7자로 끝이 나는 해는 성주운이 들었다고 하여 반드시 무당을 청하여 굿을 하며 집안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였다.

 

이렇게 한 집안의 길흉과 재복을 관장하는 성주신을 대접하고 그 집안의 복과 길함을 기원하는 굿으로 예전에 반드시 하였지만 요즘은 시간이 많을 때만 하고 대부분 생략하는 굿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상차림은 제석굿을 한 상 차림 그대로 하는데 다만 단 아래 쌀을 함지에 담아 놓고 하기도 한다.

무복은 홍치마에 남쾌자, 청도포에 실띠를 매고 검은 갓을 쓴 다음 한손을 부채에 흰종이를 접어 얹고 제석꽃(흰꽃)과 실 한 타래와 서리화 그리고 다른 손에 방울을 들고 굿을 한다.

 

성주굿의 만세받이는 비교적 짧은 반면에 타령이 많이 들어 간다.

 

‘노십시다 노십시다 성주판관님 노십시다.

와가성주 초가성주 단용마루 새초성주

단마루에 의사성주 부녀같은 여성주

호반같은 남성주 이 터전 입초성주

저 터전 밧초성주 여성주 남성주님 집임자님 노십시다

오방지신은 터주살량이고 터임자라

성주님은 명성주 복성주로 잘 노십니다. ’

 

그리고 긴노래를 띄우고는 사방 세를 내려 성주님을 맞이하고 춤을 춘 후 장고와 재담을 주고 받은 뒤 지정타령을 한다.

 

“성주 본이 어디메냐

경상도 안동 땅에 제비원에 솔씨를 받아

소평 대평에 던졌더니 움이 돋아 싹이 나서 그 솔 점점 자라 다방솔이 되고

다방솔이 점점 자라 소부동이 되고

소부동이 점점 자라 중부동이 되고

중부동이 대부동되고 대부동이 정자목이 되었네

정자목을 찍어 낼 제 달 가운데 계수나무일세

도편수 거동보소

쟁기 망태 둘러메고 명산대천 들어갈 제

사해용왕 물을 빌어 상탕에 메를 짓고

향로 상탑 불을 갖춰 소지 삼장을 올린 후에

삼신님께 축원드리고 한 나무를 쳐다보니

청학 한 쌍 깃을 들어 그 나무도 못 쓸세라

발발 떠는 사시나무 봉황위로 오동나무

또 한 나무 쳐다보니 유리동자 완연하니 그 나무가 쓸만하다

소톱은 제쳐두고 대톱은 둘러메고 십리만큼 물러섰다 오리만큼 다가서며

스르릉 슬쩍궁 톱질인데 여러 나무 벤 후에 명산대천 칡을 끊어

소자귀로 겉가지 찍고 대자귀로 원가지 찍어

어야등창 내려굴려 성주보를 싣고 뗏목으로 둥글둥글 배를 모아

앞바다도 열두 바다 뒷바다도 열두 바다 열두 동자가 노를 저어

이십사강을 어기여차 빨리 건너 사골 앞 강변에 다달았네

이라 마라 소등에 올려 실어 00동 00집에 실어다 놓고

제일 명당터를 닦아 성조님 집을 지을 제

천룡 끝에 우물 파고 만룡 끝에는 집터 닦아

가만히 가만히 들여다 놓아라 용의 머리 다친다

우청룡은 우백호 좌청룡은 좌백호 좌우 청룡 백호터전

청룡백호가 뛰고 노는 이 터전이라

치달아서 대살용 내려달아 소살용 제일 명당 터이로다

입구자로 집을 지을 때 제일 명당 여기로다

석신에 돌을 빌려 토신에 흙을 빌려 사해용왕 물을 빌어

성주대신 입택이요 금목수화토 오행각은 운소에 솟았으니 귀부인의 처소로다

안채는 복복자요 바깥채는 목숨수자 수복영창 느린 밑에 한일자 열두 칸에

(이하 생략)

 

이때 만신과 목수는 무명 한필을 가지고 대들보들에 무명자락을 길게 늘어놓고 양 끝을 잡고 서로 밀고 당기고 하면서 톱질하는 시늉을 한다.

이때 지정다질 때부터 집이 완성될 때까지 그 과정과 사소한 한 부분까지도 문찰(준공검사)하는 과정으로 여기에서 만신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부분은 목수가 다시 보수를 해주어야 하는 불문율이 있어 목수가 가장 긴장하는 순간이라 한다.

이 과정은 하루가 다 걸릴 정도를 긴 시간이 소요되는데, 만신은 선소리로 톱질 소리를 하고 목수는 받는 소리를 하며 무명이 끊어질 때까지 계속한다.

 

무명이 끊어진 후 길게 끊어진 쪽이 무명과 성주상의 돈과 쌀을 가져가게 된다.

이어서 집을 지었던 목수 세 사람 중 한사람은 붉은 두루마기 또 한사람은 푸른 두루마기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은 일복을 한다.

이들은 떡시루를 무명으로 묶어 둘러매고 지정타령을 하면서 집안을 한바퀴 돌면서 지정 닦는 시늉을 하면서 떠과 술을 조금씩 떼어 버리는 만신을 따라 다닌다.

 

목수들은 다시 앞마다응로 와서 지붕위로 올라간다.

이때 붉은 두루마기를 입은 목수는 암부엉이가 되고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목수는 숫부엉이가 된다, 부엉이로 표현하는 것은 항상 식복이 많아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때 목수들은 터주가리 주저리를 머리에 쓰고 올라간다.

 

사다리 밑에서는 수수 시루떡으로 만든 터주시루와 수수 조반대기, 양푼에 가득 담은 술을 차려 둔다.

흰치마 흰저고리를 입은 목수는 지신할머니를 상징하는데 만신과 함께 지붕 위로 떡을 힘껏 던져 올린다. 이때 떡을 목수들 머리 위로 넘어가게 던지면서 이렇게 외친다.

“진사 흙 올라간다. 업족제비 올라간다. 기왓장 올라간다. 진사가 올라 천년의 기와가 올라간다. 만년의 너홰(돌로 만든 기와)가 올라간다.”라고 한다.

 

그러면서 지붕 위에서 목수들이 익살과 재담을 만신과 주고 받는다.

그리고 목수들이 썼던 주저리는 다시 장독대 옆에 말뚝을 박아 놓고 서주살용 주저리로 씌워 놓는다. 또 다른 주저리는 벼르 담은 업항아리 주저리로 사용한다. 이때 왼새끼를 묶고 소지종이로 예단을 건 후 만신은 업양타령을 부르며 집안에 업을 받아 모신다.

 

이어서 목수와 무당 그리고 집 주인이 어울려 함께 춤을 추며 동네성주나무 앞에서 술 한 잔과 쌀 한 줌을 성주나무에 뿌리며 기원을 하고 성주를 받아 집안으로 모시면 무당은 공수를 준다.

이때 공수 대신에 성주대를 받기도 한다.

성주대는 동쪽으로 뻗은 소나무 또는 참나무 가지에 소지 한 장 길지로 묶어 만신이 성주를 받아 내린다.

그리고 새집을 지으면서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온 액운 액살을 플어 내면 굿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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