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은 바로 무교의 정신인 ‘生生之生’이다

愚悟 2011. 9. 5. 15:14

안철수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하고 있다.

기존 정치세력에 염증을 느낀 다수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대립과 갈등을 일삼는 기존 정치권 즉, 보수와 진보세력의 밥그릇 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이 안철수 원장에게 기대를 거는 것은 이 갈등과 대립을 희석시킬 수 있는 대안 인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안철수 원장이 기득 정치세력을 비판하면서 유독 한나라당만 비난하는 것은 중도를 벗어난 행동이라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정치판에서 기득권 세력이라면 한나라당을 포함한 민주당과 기존 정당이 다 포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 쪽만 비난하는 것은 본인은 중도 세력이기 보다는 진보세력이라고 스스로 밝힌 것이다.

지금 한국 정치판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은 보수와 진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중도세력의 등장이다. 갈등과 대립만 있는 정치판을 타협과 양보로써 모두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것은 처음 한 말과 배치되는 것으로 본인의 정체성의 혼돈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대립과 갈등만 일삼는 한국의 보·혁 세력, 즉 좌파와 우파의 공통점이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없어져야 할 적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항상 국민과 선진한국을 앵무새처럼 짖어대며 온갖 부정과 부패를 일삼는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이나, 자유와 민주, 평등과 인권, 그리고 서민을 보호한다는 논리를 앞세우는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세력들, 이들 정치권은 자기들이 하는 일은 정의롭고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선민사상이란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정의를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수호와 발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불법행위를 하여도 무방하다는 논리로 평화 또는 자유라는 울타리 속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민주주의는 서양에서 들어 온 제도이다. 민주주의 이념 속에는 다분히 기독교의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인들의 선민사상은 신이 선택한 자신들만이 이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들이며, 자신들이 하는 행동은 모든 것이 옳다는 망상에 빠져 있다.

 

그러기에 자신들이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도 신만이 자신들을 심판할 수 있고 단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선민사상에 빠진 보수와 진보세력과 전문 시위꾼들은 자신들이 생각과 행동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자신들이 하는 일은 정의를 위해서라는 편견과 아집에 빠져 법을 무시하고, 국민의 아우성과 원망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하여 상대방을 척결해야할 세력으로 간주하고 싸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즉, 한국의 정치세력들은 자신들 만이 자유민주주의의 정신을 지킬 수 있다는 망상에 빠져, 자신들만이 가장 정의롭다는 선민사상에 젖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그들은 법을 무시한 그 어떤 행위를 하여도 잘못이 아니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 상대방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상대방과 조율과 타협보다는 집단의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집단 선민사상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결코 진정한 개혁세력은 불법행동을 원치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와 자유, 평화 그리고 인권 수호를 핏대를 세워가며 외치는 그들은 평화와 자유를 빙자하여 민주주의를 역행하고 있다.

언제까지 한국사회에서 보수와 개혁 세력 간의 갈등과 반목이 계속되어야 하는지 묻고 싶다.

누가 한국사회를 이렇게 만들었나? 무엇이 한국사회를 이렇게 만들었나?

갈등과 반목으로 얼룩진 한국사회를 치유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이 시대 국민들 간의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기 위해서, 한국의 보수와 개혁 세력에게 가장 필요한 정신은 유아독존이나 선민사상이 아니라 바로 민족 무교의 사상인 ‘生生之生과 接和群生’이다.

 

 

보수 세력은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유아독존’이라는 독선적인 생각에 빠져 개혁세력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자신들의 영광을 가로 막는 불편한 존재라고 무시한다.

반면 개혁 세력은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서 라는 선민사상에 빠져 보수를 수구골통으로 매도하며 이 시대에 청산하여야 할 집단이라고 보고 있다.

 

다분히 이분법적인 이 논리는 바로 기독교의 정신이며, 중국의 음양사상이다. 즉, 아군 아니면 적군이라는 식의 흑백논리에 빠져 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담긴 민족종교인 무교의 사상에는 대립과 갈등을 해소할 조화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민족무교의 정신인 ‘生生之生’이다.

 

‘生生之生’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정신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그 어떤 사물이든, 즉 생명이 있던, 생명이 없던 그 자리에 존재하는 사물의 가치를 인정하고 같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모두가 잘 살 수 있다는 뜻이다. ‘接和群生’ 역시 더불어 잘살자는 뜻이다.

‘생생지생’에는 높고 낮음이 없으며 귀하고 천한 것이 없으며, 아름답고 추한 것이 없다. 모두가 다 똑같이 평등하고 아름답고 고귀한 가치를 가진다는 뜻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존중해야 할 가치를 지닌 보편적인 사상이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의 갈등과 대립이라는 악순환에 빠져 들어 패닉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사회가 바로 한국사회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 옳다는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선민사상에 빠진 한국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생생지생을 구현할 중도세력인 것이다.

 

그러나 조화와 화합을 목표로 해야 할 중도세력인 안철수 원장이 스스로 진보라고 천명한 것은 이 나라의 기존 정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갈등만 부치기는 꼴이 되었다는 것에 대하여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부디 초심을 잃지 말고 중도가 가진 가치와 역할이 얼마나 이 시대에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깨우쳐 민족의 정신인 ‘생생지생’을 실천하여 서로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는, 한국사회에서 각 계층 간의 갈등은 해소 할 수 있는 정신을 구현하여, 극도로 혼란 속에 빠진 대한민국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켰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