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와 해돋이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다가오는 새해 첫날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기 위하여 해마지 명소로 떠난다.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면서 새해에는 자신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어떤 이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어떤 이는 사업의 번창을 저마다 가지고 있는 소원을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면서 기원하는 행렬이 해마다 늘고 있다.
해맞이의 시초는 바로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설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태양의 정기를 되찾기 위한 제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라 8대 임금 아달라阿達羅이사금 즉위 4년 정유(A.D 157년)년 때의 일로 신라에서 잃어버린 태양의 정기를 되찾기 위하여 일본으로 건너간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짜준 명주를 들고 아달라이사금이 하늘에 제사를 지낸 후 해의 정기를 다시 찾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 명주를 국보로 모시고, 그 창고를 귀비고貴妃庫라 했고, 제사지낸 곳을 영일현迎日縣 또는 도기야都祈野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영일현迎日縣이라는 뜻이 바로 해를 맞이하여 매달아둔다는 뜻이다.
또 도기야都祈野 라는 말 역시 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세오녀가 짜준 명주를 가지고 아달라이사금이 제사를 지낸 들판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문헌상 기록된 최초의 해맞이며 그 날은 바로 동짓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해맞이는 동해바다에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며 단순히 소원을 비는 것일까?
우리 상고사에 태양을 상징하는 분이 계셨다. 그 분이 바로 한인천제라는 분이다.
한인천제는 휘가 부해復解이고, 호가 축융이다. 부해라는 말은 해가 둥글게 떠오르는 것을 뜻한다. 부상扶桑이라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해가 바다에서 떠오르는 것이 부상이다.
또 부해復解란 말은 무엇인가 용서를 구하기 위하여, 잘못된 일이나 노여움을 푸는 일을 되풀이 한다는 뜻이다.
축융祝融은 신을 섬기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 신의 노여움을 녹이고 인간들 상호간에 화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맡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있다.
그러면 한인천제가 제사장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한인천제는 태양을 대신하는 분이었으며, 또 태양을 섬기는 최초의 제사장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해맞이는 우리 민족 최고最古 조상 중에 한 분으로, 태양신으로 받들어지는 한인천제에게 지난해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새로 시작되는 한 해의 행운을 기원하는 의식인 것이다. 그런 의미가 있기에 우리가 신년 초하루에 해맞이를 가는 것이다.
그러나 <삼국유사>의 기록을 빌리면 해맞이는 태양의 정기를 잃어버린 동짓날에 제사를 드렸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해맞이는 신년 정월 초하루 보다 동짓날에 하는 것이 그 의미가 더 깊다고 할 수 있다.
그날을 동짓날로 규정하는 것은 동짓날이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기 때문에 태양이 정기를 잃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동짓날이 지나면 해가 매일 1분씩 길어지므로 동짓날 영일현에서 해마지를 한 후 태양의 정기를 다시 찾았다고 믿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동짓날 이렇게 태양의 정기를 찾기 위하여 해마지 굿을 하는 동안 남미 페루 잉카제국에서는 일 년 중 가장 해가 긴 하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바로 머리 위에 와 있는 해를 묶어두기 위한 제사를 하늘의 도시 ‘미추픽츄’에서 ‘인티와나타’라는 태양을 묶는 기둥이란 제단에서 제사를 드렸다고 한다.
‘인티와나타’는 영일현과 같은 의미로 늘 해가 자기들 머리 위에서 오랫동안 비춰주기를 바랬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해맞이와 해돋이라는 두 말이 동시에 사용되고 있다.
해맞이나 해돋이나 어느 말을 사용하여도 무방하겠지만 지방자치단체들 마다 다르게 호칭을 하고 있으니 혼란을 막기 위하여 용어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해맞이와 해돋이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금방 해답이 나온다.
마지는 어떤 대상을 우리가 맞이하러 간다는 의미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여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니 새해 첫날 동해로 해맞이를 간다는 것은 바로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러 가는 적극적인 행동인 것이다.
그러나 해돋이는 우주의 원칙에 의하여 태양이 스스로 떠오른다는 개념이외 다른 뜻은 없다. 해돋이는 누가 맞이 하러온 사람이 있건 없건 자기 혼자 그냥 떠오른다는 의미로 방관자적인 뜻이 담겨있다.
즉 해맞이는 <삼국유사>에 나오듯 아달라이사금이 태양의 정기를 되찾기 위하여 해를 맞이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면 당연히 해돋이가 아니라 해맞이라고 불러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매년 온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행사인 해맞이를 해돋이라고 부르는 어리석음을 접을 때가 된 것 같다.
또한 해맞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기획하여 우리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많은 지구촌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해맞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광 상품화 하였으면 하는 생각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우리들의 독특한 해마지 행사를 전 세계인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발전시킨다면 국익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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