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심리상담과 힐링의 원조는 바로 무당이다.

愚悟 2012. 9. 4. 10:44

심리상담과 힐링의 원조는 바로 무당이다.

 

흔히 굿은 우리 문화의 근원이라 한다.

실제로 굿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소리와 의상 그리고 음식들이 우리의 전통문화로 발전하여 왔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굿을 미신이라고 외면할 때 굿판에서 펼쳐지던 다양한 장단과 춤과 음악 · 재담 등은 각기 전문분야로 발전하여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무녀들만이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은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것이 바로 몸과 마을을 치유해주는 기능, ‘healing’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우리는 wellbeing에 열광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병들게 되었고 이것을 치유하고자 하는 간절한 바램으로 힐링이 등장하여 사회전반에 큰 화두가 되고 있다.

힐링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현대인들의 병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있는 단체는 풍류도영가무도수련을 비롯하여 단월드등 각종 선도수련단체에서 선도수련을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고대 기록을 살펴보면 이런 치유의 기능은 무당들의 몫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희남자설산훈>을 보면 醫師在女曰巫 의사재여왈무란 기록을 비롯하여 많은 기록에서 무녀들이 병을 치유하는 의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작금은 의학의 발달로 무녀들이 병을 치유하는 기능이 상실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치시키기 어려운 병이 바로 정신병이다. 수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있지만 병의 원인과 치유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여 많은 사람들이 약물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학도 치유하지 못하는 정신병을 굿을 통하여 치유한 사례는 허다하다.

 

보통 정신과의 상담을 비롯한 심리상담치료 등은 세단계로 분류되는데, 첫 번째로 심리를 상담하고, 두 번째로 심리를 분석하여 처방을 내리고 마지막으로 처방에 의하여 심리치료를 하는 것이다.

이 원리는 바로 우리 무교인들이 늘 무꾸리를 할 때 상담을 해오던 순서라고 볼 수 있다.

, 상담자의 현재 상황과 앞날의 길흉을 이야기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심리상담이며, 어떤 조상이, 또는 어떤 환경이 힘들게 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바로 심리분석으로 조상가리와 점복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꾸리를 바탕으로 치성이나 굿을 하는 것이 바로 심리치료인 것이다.

 

이제는 무교인들의 상담자세도 바뀌어야 한다. 늘 기복적인 예측만 할 것이 아니라 현대생활에서 오는 각종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치료에 앞장서야 한다.

무교인들은 늘 그런 심리상담을 하여 왔지만 스스로 그것이 심리상담인지를 인식하지 못하였기에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가 가끔 상담을 할 때 한마디만 던져도 상담자가 펑펑 울면서 그동안 가슴에 맺힌,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사연들을 다 풀어놓고 휴지 한통을 다 사용하고 가는 상담자를 가끔 접해보았을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심리치료에 해당하는 것으로 힐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굿을 늘 기복적인 성격만 생각하고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신병자들이 굿을 하면 낫는 이유가 바로 굿이 가지고 있는 치유기능 때문이다.

굿이 가지는 순기능으로 화해동참和解同參 해원상생解寃相生으로 축약할 수 있다. 마을 굿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오해와 반목을 털어내고 모두 상생의 길을 도모하는 것이 도당굿이다. 이것이 바로 굿이 가지는 사회적 순기능으로 치유의 기능을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무교인들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바꾸어 무꾸리와 굿이 가지고 있는 기복적인 성격의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 그리하여 무꾸리와 굿이 지니고 있는 심리상담과 치유의 기능을 부각시킴으로써, 무교인들의 상담이 개인의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하여 밝은 사회를 만드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

또 굿의 가치가 소중한 전통문화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 고유의 치유기능이었다는 것을 확인시킴으로써 무교가 우리의 민족종교인 동시에 치유를 담당하였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요즘 대한경신연합회에서 사단법인 한국심리상담협회와 손잡고 일정한 시험을 치룬 후 무교인들에게 심리상담사자격증을 주고 있다.

사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지만 우리의 사회적 지위로 봐서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상당히 바람직한 일로 무교인들이 기복적인 점만 보지 않고 심리도 상담하고 치료한다는 것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무교 발전을 위하여, 무교인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