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당한 무속인들

 

사기 당한 무속인들

 

  오늘 MBC뉴스데스크에 무속인들 만 골라 사기 친 김모 여인(63)을 구속하였다.

이 사기꾼에 의하면 무속인들에게 사기 치기란 너무 쉬웠다는 것이다.

점을 보러 간척하다 전화를 받고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보험금이 나오면 2,000만 원짜리 지노귀굿을 할 테니 우선 100만원 혹은 150만원만 빌려달라고 하면서 가짜 금목걸이를 맡기고 돈을 갈취해 갔다는 것이다.

그 사기꾼은 무속인들이 사기 당하여도 본인 스스로 창피하게 생각하고 또 그 사실이 알려지면 영업에 지장이 있을까 염려하여 신고하지 않는 점을 노렸다고 한다.

 

 

 

뉴스데스크의 앵커가 한 말이 더 기가 막힌다.

“남의 액땜을 해 준다는 무속인이 정작 자신에게 닥칠 액운은 예측할 수 없었나 봅니다.”

 

정말 창피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자기가 상기 당 할 줄도 모르는데 어찌 남의 운명을 이야기 할 수 있단 말인가?

신령님이 남의 액땜은 알려줘도 무당의 액땜은 안 알려준다 말인가?

모든 것이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니 신고도 못하고 냉가슴만 앓았을 것이다.

우리 무교인들은 굿을 너무 좋아한다.

물론 무교에서 굿은 아주 중요한 의식이며, 또 굿을 통하여 신령님께 기원을 하고 굿을 의뢰한 사람들은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그리고 무교인들은 굿을 통하여 경제적 이득을 가장 많이 취하고 있으니 중요한 수입원이기도 하다.

타 종교처럼 십일조나, 시주처럼 정례화 되지 못하고, 또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 무교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굿은 영원한 무교인들의 최대 수입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굿을 한다고 하니 100만원 전후의 돈은 쉽게 빌려주고 사기를 당하는 것이다.

이 사기꾼은 전국을 돌며 28명의 무속인들에게 3천만 원 가량 사기를 쳤다고 하니 굿을 하겠다는 사람 앞에 얼마나 약해지고 작아지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다.

 

대법원 판례가 요즘은 바뀌어 무속인들이 액운을 없애준다는 명목으로 고액을 받고 기도나 굿을 해주는 행위에 대해 법원에서도 최근 잇따라 사기죄를 물어 유죄를 선고하고 있다.

그러니 굿을 하여 의뢰자가 원하는 바를 해결해 줄 능력이 없거나 의심스러우면 굿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무교인이 굿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몸이 아프다가도 굿하러 가자고 하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이러한 행동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는 것인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엔 돈을 밝히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굿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대개 재수굿은 제가집 조상들도 초대하여 벌이는 잔치라고 할 수 있다. 또 액막이굿도 조상을 비롯한 귀신들이 바라는 바를 풀어주고 달래서 좋은 곳으로 가게 하는 의식이다.

그러나 제가집 조상들이나 귀신들을 불러 놓고 잘못 풀어주게 되면 더 일이 꼬이거나 잘못되는 수가 있다. 또 이런 잘못된 조상거리나 액막이가 스스로 더 많은 업장을 쌓는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거액을 굿을 하겠다는 거짓말에 속아 돈을 내줄 정도로 굿을 좋아하는 무교인들을 나무라기보다. 무교의 수입구조를 다변화 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례적인 모임인 초하루, 보름 때 불교나 기독교같이 신도들을 모아 좋은 가르침을 주는 참전의식도 가지면서 신도들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민족종교 사제가 된다면, 정기적인 수입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신도들이 마음에서 절로 우러나서 돈을 바칠 수 있도록 스스로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언젠가 또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신도들의 비위를 맞추라는 말은 아니다, 무교인의 뛰어난 예지능력을 발휘하고 진솔한 면을 보이면 신령을 빙자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아무튼 이 사건은 굿을 좋아하는 무교인들이 굿을 한자리 하려다 사기당한 사건으로 전국적으로 피해를 당했다는 것이 현재 무교인들의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단체로 망신을 당했다는 것이 씁쓸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