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기념식 축사의 미사여구로 전락한 <유구한 역사>

愚悟 2013. 3. 1. 23:13

기념식 축사의 미사여구로 전락한 <유구한 역사>

 

정부 기념식 축사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서두에 나오는 구절은 바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우리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를 가르치는 곳이 없다.

아니 유구한 역사는 아니더라도 기존에 배워왔던 역사도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으니 참으로 안타깝고 민망함에 조상님들 뵐 낯이 없다.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은 기념식 축사의 미사여구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많은 사람들에게 유구한 역사에 대하여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하지 못한다.

막연하게 유구한 역사라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지만 대학입시에 밀려 역사를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는 것이다.

성적만능주의 입시 판에서 암기할 것도 많고 공부하기 힘든 역사는 당연히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3학생 한반 36명 중 역사를 선택한 학생은 1명에 불과하다니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세계의 강대국들은 자국의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역사를 통하여 발전된 미래를 설계하고 닥쳐올지 모르는 외세에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우는 것이다.

그러기에 나라의 동량을 양성하는 대학을 가려면 반드시 자국의 역사를 이수해야 한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선진국, 그리고 지금 역사왜곡을 거의 마무리 단계인 중국은 많은 예산과 시간을 할애하여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며 자국의 역사를 확대 제생산하며 왜곡된 역사를 정당화 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에 반하여 우리의 역사교육실정은 어떠한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유구한 역사를 잃어버리고 오직 남보다 더 잘 먹고 잘 살자는 일념으로 천민자본주의, 표피적 찰나주의, 기계적 실용주의 속에서 경제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경제동물로 전락하여 뿌리 없는 무지한 나라로 변해 가고 있다.

지금도 잃어버린 우리의 역사를 찾아오지 못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한술 더 떠서 역사 교육을 시키지 않겠다니, · · 3국의 국민들이 만나서 역사를 토론할 때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대응 할 것인지 생각하면 끔직한 생각이 든다.

 

고구려가 중국의 변방제후국이라고 하여도,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하여도 역사적인 사실을 들어가며 확실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고구려의 역사는 중국역사로, 독도는 일본 영토로 빼앗기게 된다.

유구한 역사를 가지지 못하고, 역사를 알지 못하는 민족은 아무리 경제적인 발전을 하여도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은 정치 · 경제 · 군사 등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며 세계를 지배하는듯하지만, 미국의 가장 약점은 바로 300년도 안 되는 짧은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열심히 역사를 공부하고 미래의 초석으로 삼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에서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역사를 모르면 민족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되고, 그 결과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 사라질 뿐 아니라 외세의 침략을 초래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민족의 자긍심마저 상실하여 온갖 부도덕한 행동으로 세계에서 지탄 받는 국가가 될 수도 있다.

 

역사란 과거의 사건이지만 현재 우리가 바라보는 거울도 될 수 있으며, 미래의 교훈이기도 하다. 역사를 배우지 않으면 지나온 과오를 되풀이 할 수도 있고, 미래에 닥쳐올 위기에 대하여 대응할 지혜를 얻지 못하는 것과 같다.

얼마 전 서울대학교에서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여 학생들이 서울대를 들어가려면 역사를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고 발표하였다.

대한민국의 동량을 배출하는 명문대학 다운 결정으로 다행스럽고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서울대를 지망하는 학생들만 역사를 공부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어 버린 고교의 교육 현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전국의 모든 대학이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학의 자율적인 지정에만 매달리지 말고, 교육과학기술부가 잘못된 정책을 시정하고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다시 지정하여야 한다.

 

대한민국의 역사 교육의 굴곡을 살펴보면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다.

군사정권, 독재정권이라고 매도하던 정권에서는 국사와 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그 당시 공무원 시험에는 반드시 국사가 들어가 있어 국민 누구나 학교에서 국사를 비중 있게 배웠다.

하지만 진보적인 정권 또는 기독교 세력이 권력을 잡았을 때는 국사가 공무원 시험에서 배제되었다.

중국의 동북공장이 온 나라가 들끓게 하던 그때도,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을 들어내던 그때도 정부는 역사공부를 조금씩 배제하더니만, 급기야 지금에는 선택과목이라는 교묘한 방법으로 역사 공부를 가르치지 않겠다고 하니, 혹 기독교 바이블을 필수과목으로 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 못 먹는 감 찔러보기에서 나온 정책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부디 국가의 백년대계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살리기 위하여 역사가 필수과목이 되어 그 어떤 외세의 역사침략에도 당당하게 대응 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교육시켰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