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삼척 해신당 축제를 기다리며

愚悟 2013. 4. 4. 22:42

 

 

                                   <삼척 해신당 모습>                                      <일본 카나마라 마츠리 모습>

 

이번 주 일요일이면 일본 '카나마라 마츠리(かなまら, '남근축제'가 시작된다.

이 축제 보고 즉시 떠오른 것이 바로 삼척의 해신당 남근 축제다.

강원도 대부분 도시는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주어야 지역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삼척은 강릉에서 한 시간 거리지만 강릉까지 온 관광객들이 좀처럼 삼척까지 내려오지 않는 것이 삼척시의 가장 고민거리다.

삼척시로 관광객이 내려오지 않으니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많은 지장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관광객을 불러들이기 위하여 축제를 개발한 것이 유채꽃 축제다.

 

유채꽃 하면 제주도를 이야기 하지 삼척을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유채꽃 축제를 한다는 것은 너무 안일한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 시대를 맞아 각지자체에서 저마다 축제를 개발하여 관광객을 끌어들이려고 하지만 그 축제가 그 축제로 지역의 정서를 대변할 수 있는, 그 지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축제 개발을 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하니 따라하는 식의 모방 축제가 넘쳐 난다.

그러다 보니 몇 몇 지자체를 제외하곤 지방 축제들은 특색이 없는 너도 하니 나도 한다는 식의 낭비성 축제가 되는 것이다.

 

또 지역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먹거리다.

그러나 먹거리 역시 대한민국 축제 어디를 가도 맛볼 수 있는 공통적인 메뉴만 있다.

왜 그 지역을 가야만 먹을 수 있는 지역 토속음식을 왜 개발하지 못하는가?

지금 모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한국인의 밥상>을 보면, 그 지역 종가집이나 여염집에서 먹던 전통토속음식들이 넘쳐 난다.

그 음식들의 레시피를 체계적으로 정립하여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로 만들어 축제 때 소개한다면 큰 성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레시피는 반드시 특허를 내어 그 지역사람들이 그 지역에서만 이 음식을 만들 수 있게 브랜드화 한다면, 무슨 음식하면 그 지역을 떠올리게 되고 그 음식을 먹기 위하여 그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도 늘어 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 지역을 지나가는 여행객들도 전통토속음식을 맛보기 위하여 들리게 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지역특산 브랜드로 성공한 것이 바로 순창고추장이 아닌가 한다.

 

삼척이야기를 하다 잠깐 다른 곳으로 흘렀다.

삼척은 강원도 어느 지역보다도 훌륭한 축제 콘텐츠가 있지만 그것을 활용할 축제를 기획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

기초적인 인프라는 훌륭하게 준비되어있으니 축제만 잘 기획하면 된다.

그 축제가 바로 해신당 축제다.

 

일본의 작은 도시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는 4월 첫 번째 일요일에 '카나마라 마츠리(かなまら, '남근축제'가 열린다.

카나마라 마츠리(마쯔리)의 어원은 쇠라는 말의 카나() 와 악귀를 잡는다라는 뜻인 마라(魔羅)가 합쳐진 말이다. 또 마라(魔羅)는 일본 승려들의 은어로 성기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여 생긴 축제 이름이다.

가나마라 마츠리는 약 300년 전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축제로 시작되었지만, 메이지 유신이 후 매독이 만연하자 그 병으로부터 자궁을 보호하자는 병막이 개념이 더해진 축제로 보면 된다.

이 축제기간에는 일본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루는데 마치 세계 섹스엑스포가 열리는 곳 같다.

 

이 축제는 유교적인 시각으로는 차마 민망하여 축제를 도저히 열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돈이 보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근을 다른 말로 이라 부른다.

은 욕이 아니라 조상이란 뜻이다.

중국 산동성 귀근원 중화삼조당에는 남근을 세워 놓고 황제헌원이란 푯말이 세워져 있다.

황제헌원이 바로 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즉 남근이 바로 조상을 의미한다는 뜻으로 한족의 조상인 황제헌원을 이라 한 것이다.

 

, 남근 은 바로 조상의 준말로 자손의 번창과 번영 그리고 풍요를 의미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해신당 남근 축제도 역시 아이 많이 낳기를 권장하는 지금 건전한 성생활로 국가적으로 다산(多産)을 기원하고, 지역의 풍요와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축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삼척 해신당 공원에는 벌써 요상한 남근들이 수없이 많이 전시되어 있으니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 삼척에서 이런 축제를 기획한다면 일본 못지않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유는 우리 민족이 일본인보다 해학과 풍자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삼척은 해신당 공원과 애랑의 전설이라는 훌륭한 인프라와 소재가 있으니 이것을 이용한 축제를 만들면 삼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가 될 것이다.

을 퇴페적으로만 생각하는 고장관념을 버리면, 이 성이야 말로 축제에 있어 가장 큰 콘텐츠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해신당 남근 축제를 주저할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