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할미 이야기

을사년 설날이야기

愚悟 2025. 2. 4. 10:23

을사년 설 이야기

 <>이란 말은 순수 우리말로 서다란 뜻이다. 설장구는 일어서서 장구를 어깨에 메고 치는 장구를 말하듯 은 새롭게 다가오는 봄의 기운을 바로 세우는 날이다. 설날에 세운 봄의 기운을 다시 확인하여 바로 세우는 날이 바로 입춘(立春)으로 설날 전후에 반드시 있다. 이날은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란 입춘첩을 대문에 붙이며 양의 기운이 가득하여 대길과 다복을 기원한다. 중국에서는 설날을 춘절(春節)이라 하는 것도 우리와 의미를 같이 한다고 본다.

 

 예전 섣달 그믐날이면 골목 여기저기서 복조리를 한 짐 메고 복조리 사라는 외침이 밤새 울려 퍼졌다. 그러면 각 가정에서는 1년 동안 소요되는 조리를 사게 된다. 밤에 미처 사지 못한 가정은 설날 아침 일찍 사거나 미리 부탁을 하여 가져오게 한다. 이렇게 복조리를 사는 이유는 한 해 동안 가족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복조리나 복주머니의 유래는 북두칠성의 두 번째 별인 천선성에서 비롯되었다. 천선성은 하늘의 보물창고로 인간의 식록을 주관하므로 이 별의 조응을 받으면 부자가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흔적조차 없지만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있는 풍습이 신발을 방안에 두고 밤새 불을 켜놓는 것이다. 설날 전날 밤에는 하늘에 있는 <야광귀>란 귀신이 내려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사람들의 신을 신어보고 발에 맞으면 신고 간다고 한다. 이 때 신발을 도적맞은 사람은 그해 일 년 동안 액운에 시달리고 재수가 없다.

그래서 설날 밤에는 모두 신발을 방에 들여다 놓고 잤다. 이 야광귀를 막기 위하여 대문에 금줄을 치고 화약을 터뜨려 쫓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야광귀 퇴치법으론 기둥이나 마당에 높은 장간(長竿)을 세워 채를 걸어두면 야광귀가 하늘에서 내려와 채를 발견하곤 채의 눈이 많으므로 몇 개나 되나 헤아리다 자꾸 헷갈려서 밤새 채만 헤아리다 닭이 울면 미처 신발을 훔쳐가지 못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설이 지나면 사람들은 단골 무당집을 찾아 일 년 동안 모든 액을 막고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치성인 홍수막이나 삼재풀이를 한다. 홍수막이는 보름 전까지 하는 데 간단한 치성으로 단골들은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홍수막이는 황해의 9년 홍수를 막기 위한 비법을 창수사자부루태자에게 전수 받은 우사공(훗날 임금)이 돌아가는 길에 닥칠 모든 액을 막을 수 있는 천부왕인을 주면서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매달 초삼일까지 절이나 무당집에 들러 불공을 드리거나 기원을 한다. 이렇게 초삼일까지로 묵시적으로 정해진 것은 바로 달과 관련된 풍속으로 초삼일까지는 달이 모습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음기의 상징인 달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기간은 여자도 달과 같이 그 기간만큼은 바깥출입을 중지하고 몸을 단정히 하여 천신께 기원하라는 뜻일 것이다.

을사년 청사(靑蛇)의 해에 뱀처럼 지혜롭게, 업신의 기운을 받아 부자 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