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칠성신(七星神)-3

愚悟 2025. 3. 11. 14:37

칠성신(七星神)-3

 

조상들은 북두칠성은 하늘의 물을 만드는 곳이라 생각했다. 봄이 되면 북두칠성의 자루가 북동쪽 하늘로 올라가면서 국자 모양은 땅을 향하게 되는데 그때 국자에 들어있던 천수가 땅으로 흘러 농사에 유익한 봄비가 된다고 생각했다.

북두칠성은 동북 간방(艮方)에서 떠서 서남 곤방(坤方)으로 진다. 이 방위를 귀방(鬼方), 즉 귀신의 방위라고 한다. 북두칠성이 지나가는 귀신의 길은 신이 활동하는 길이다. 간방은 신이 드러내놓고 활동을 하므로 표귀방(表鬼方)이라고 하고 곤방은 신이 숨어서 활동하므로 이귀방(裏鬼方)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간방에 속해 있으므로 표귀방에 있다. 북두칠성이 표귀방에서 떠서 이귀방으로 지므로 子時에 귀신이 나타났다가도 닭이 울면 사라진다는 설화가 생겨났다.

 

칠성신에 대한 우리 민족의 믿음은 불교에도 영향을 끼쳐 사찰마다 칠성각을 세우게 되었다. 전국 사찰의 칠성각이나 산신각의 위치를 보면 칠성이 뜨는 동북 간방에 자리 잡은 것을 알 수 있다. 고찰의 대웅전이 자리한 방위도 동북 간방으로 되어 있다. 중국의 유명한 사당을 보면 하나같이 모두 칠성이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즉 간방에 앉히고 곤방을 향한다는 것이다.

 

칠성신은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별마다 하는 역할도 각각 다르다.

 

1성은 천추성(天樞星) 또는 생기탐랑성(生氣貪狼)이라고 하는데, 모든 기운이 시작되는 별로, 하늘의 물(天一生水)을 생산하는 곳이다. 본래 북극성으로 불려졌다. 천추성은 북두칠성이 움직일 때 지도리 역할을 하는 별이다. 하늘의 도리를 펼치는 별로, 천제의 임무를 수행하는 별이다. 북극성과 함께 하늘의 중심을 잡아준다고 하는데 이 별에서 황제를 탄생시킨다고 한다.

쥐띠에 태어난 인간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한다.

 

2성은 천선성(天璇星) 또는 천을거문성(天乙巨門)이라고 하는데, 하늘의 창고요, 복 주머니의 원천이 되는 별이다. 왕실의 족보를 담당한다. 왕족의 족보를 선원보(璇源譜)라고 하는데 그 이름을 천선성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또한 천선성은 인간의 식록을 주관하므로 칠성님 전에 복을 비는 이유가 바로 이 별 때문이다. 우리가 설날 복주머니를 차고 다니는 이유와 섣달그믐에 팔았던 복조리 등은 바로 이 별의 감응을 받아 복을 받기 위함이다.

소띠와 돼지띠에 태어난 인간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한다.

 

3성은 천기성(天璣星) 또는 화해녹존성(禍害祿存)이라고 하는데, 인간이 복을 받은 만큼 화도 함께 받게 하는 별로서, 인간이 평생을 노력하여 살 만큼 되었다고 안심할 때 일시에 재물이며 생명을 앗아가는 역할을 담당한 별이다. 흔히 주변에서 살 만하니 죽었다는 말은 녹존성에서 장난을 친 것이다. 즉 칠성판을 상징하는 별로서, 인간의 죽음을 관장한다.

호랑이띠와 개띠에 태어 난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한다.

4성은 천권성(天權星) 또는 육살문곡성(六煞文曲)이라고 하는데 육살이란 경양(擎羊), 타라(陀羅), 화성(火星), 영성(鈴星)의 네 살성과 천공(天空), 지겁(地劫)이라는 두 흉성을 합친 것을 말한다. 이 별은 하늘의 권력을 잡는 별이다. 이 별에 조응하면 권력은 잡으나 요절하는 수가 생긴다고 한다. 세조 때 남이장군과 중종 때 조광조가 여기에 해당되나 이 별의 정기를 타고나야만 크게 출세할 수가 있다. 권세를 좌우하는 별이다.

토끼띠와 닭띠에 태어 난 사람의 길흉화복을 관장한다.

 

5성은 옥형성(玉衡星) 또는 오귀염정성(五鬼廉貞)이라고 하는데 북두칠성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늘의 형벌을 시행하는 별로서 중심을 잘 지키면 세종대왕과 같은 명군이 나와 태평성대를 이루지만 그렇지 못하면 연산군이나 스탈린 같은 사람이 나온다고 한다. 민가에서 이 별에 조응하면 효자와 망나니가 나온다.

용띠와 원숭이띠에 태어난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한다.

 

6성은 개양성(開陽星) 또는 연년무곡성(延年武曲)이라고 하는데, 자미궁의 방어를 책임지는 별로서 북두칠성 중, 힘이 가장 강력하다고 한다. 또 악살과 흉성을 물리치며 오른손에 천부인을 들고 있다고 한다. 천둥번개를 치도록 명하며 하늘의 모든 별을 부릴 수 있다.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별로서, 이 별은 인간의 수명을 무쇠에 돌 끈 단 듯 길게 늘여 주는 별이다. 특히 노인들이 이 별에다 빌면 수명이 연장된다고 하는데 칠성님께 명을 비는 이유이기도 하다. 뱀띠와 양띠에 태어난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한다.

 

7성은 요광성(搖光星) 또는 파군절명성(破軍絶命)이라고 하는데, 하늘의 기운을 관장하는 별로서 특히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별이다. 옛날 임금들과 장군들은 요광성을 군사의 신(軍神)으로 모시고 초제(醮祭)를 지냈다. 공손헌원(黃帝)이 동쪽의 자부선인을 만나 치우와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칠성단을 쌓고 기도를 드린 후 삼황내문을 받아 치우를 물리쳤다는 중국의 기록도 있다. 말띠에 태어난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한다.

 

그리고 북두칠성은 일곱 개의 별이 아니라 9개의 별이다. 우리가 육안으로 잘 볼 수 없는 2개의 별이 더 존재하고 있다. 이 별은 칠성을 보좌하는 별로 칠성의 좌우에 자리 잡고 있다. 좌측에 있는 별을 보성(輔星)이라 하고 우측별을 필성(弼星)이라고 한다. 이 별은 천추성을 보필하는 별인데 여기서 우리는 보필(輔弼)이라는 단어가 나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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