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을 연상케 하는 동물 <곰>
우리는 곰을 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남자들은 웅담을 생각할 것이다. 정력과 건강에 최고라는 웅담 때문에 요즘 곰의 수난시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학생들은 곰을 보면 단군신화를 연상케 될 것이다.
단군신화에 한웅이 무리 삼천을 거느리고 신단수로 내려와 신시를 열었다. 그 때 곰과 호랑이가 나타나 사람이 되기를 청한다. 한웅은 쑥 한 다발과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백일 동안 이것만 먹고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된다고 하여 호랑이는 실패하고 곰은 성공을 하여 여자가 되어 한웅과 혼인을 하여 단군을 낳았다는 이야기다.
오랜 옛날엔 곰을 신으로 추앙하고 신성시 했다는 것을 지명이나 문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삼국유사> 고구려조에 나오는 금와왕 이야기에 해모수와 유화가 만나는 장소가 웅신산이다. 또 불국사를 창건한 대성이라는 사람은 곰을 죽인 후 곰의 복수를 막기 위하여 장수사라는 절을 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이렇게 곰은 우리 조상의 상징으로, 절대 능력을 지닌 신성한 신으로, 단군신화에 나오는 웅녀 즉, 여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충남 공주는 옛 지명이 곰내熊川 곰나루熊津 웅주熊州 라고 하였다. 전설에 의하면 여자로 변한 곰과 살던 총각이 여자가 곰인 것을 알고 도망을 가다 강물로 뛰어 들었는데 곰도 따라 강물에 뛰어 들었으나 헤엄을 칠 줄 몰라 곰이 죽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아직도 시베리아나 중국 소수민족 사이에는 곰을 신으로 숭배하는 사상이 남아있다.
중국 흑룡강성에 살고 있는 오르죤족(Oulunchun)은 수렵을 주로 하는 민족이다. 그들은 곰을 잡으면 곰의 머리를 나무틀에 올려놓고 곰에게 절을 한 후 담배를 바친다. 그리고는 다른 짐승을 많이 잡게 해달라고 기원한다. 그리고 곰의 뼈는 하나도 버리지 않고 성대하게 풍장을 해준다고 한다.
곰이 신으로 추앙받게 되는 데는 겨울잠을 자기 때문이라고 한다. 겨울 동안 안보이든 곰이 봄이 되면 다시 보이므로 신성한 동물로 영생, 또는 환생을 의미하는 동물로 나타나기도 하였는 모양이다.
또 곰은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동물로 설화에 많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이야기가
사냥꾼에게 쫓기는 자신을 숨겨준 나무꾼의 소원을 들어주어 장가들게 하였다는 곰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여우하고는 살아도 곰 하고는 못산다.”라는 말이 있듯이 미련함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동물이기도 하다. 곰이 “옥수수 따듯이 한다.” 는 속담은 곰의 미련함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속담이다. 이 말은 곰은 옥수수룰 딸 때 왼손으로 따면 오른쪽 겨드랑이에, 오른손으로 따면 왼쪽 겨드랑이에 옥수를 끼어 넣고 따므로 2개 이상을 따지 못한다는 말이다.
얼마 전 지리산에 풀어 논 반달곰이 과수원에 폐를 끼친다고 반달곰을 죽인사건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우리는 곰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웅담이 탐이 나서가 아니라 아직까지 우리들의 정서에는 곰에 대한 신성함이나 성서러움 또는 단군설화에 나오듯 우리 조상이라는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원군으로 온 이여성이 곰의 자손이라는 말이 있는 것은 자신이 범상하지 않는 인물임을 스스로 내세우기 위한 것일 것이다. 이여송은 조선에 원군 와서 많은 악행을 저지르고 또한 최초로 조선 땅에 말뚝을 박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가 바로 경상도 성주가 고향인 조선사람이였다는 설화가 전해내려 오는 것은 그 당시에 조선을 구한 은인이라는 믿음이 민중들에게 깔려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