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비싸도 너무 비싸다

愚悟 2006. 5. 1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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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너무 비싸다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물가가 자꾸만 올라간다. 한번 올라간 물가는 좀처럼 내릴 줄 모르고 서로 경쟁이나 하듯 인상에 인상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덩달아 같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오른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굿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옛날이야기를 하면 지금과 그 시절이 같을 수 없다고 말을 하면은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고구마 몇 개에다 과일 몇 개 놓고도 정성을 드리던 시절에 비하면 굿 비용은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

보통 평균적인 비용은 500만 원이요 좀 크게 한다고 하면 천만 원이 넘어 몇 천만 원까지 하고 있으며, 내림굿인 경우 무슨 봉을 잡은 듯 기천만원은 가볍게 넘기니 해도 너무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을 상대로 굿을 할 때에는 좀 넉넉하게 받는다고 뭐 그렇게 부담이 되겠는가? 하지만 이렇게 굿 돈을 많이 받다 보면 일반 서민들이 굿을 한 번 하려고 하여도 무교인의 입에서는 몇 백만 원이라는 소리가 쉽게 나오게 되고 좀 욕심을 부리는 무교인들은 천만 원이 훨씬 넘는 금액을 불러대니 겁이 나서 무교인 집에 갈 수가 없다는 소리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왜 굿을 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이 소요가 되나? 물론 물가도 많이 올랐지만 무교인과 악사 그리고 부대비용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것이다.

무교인들이야 특수한 사람들이니 그렇다 치고 언제부터 굿판의 악사가 하루 일을 나가면 평균 50만 원, 많게는 백만 원을 넘게 받았나? 우리나라에 하루 임금이 이렇게 고액인 직종이 몇이나 되겠는가? 최고의 강의를 하는 대학원 교수도 30만 원 선에서 결정이 되며 일류 목수 등도 10만 원 내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냥 굿판에서 굿을 하는데 조금 더 신명을 돋우는 일 치고는 너무나 비싸다. 하루 굿을 하는데 당비는 왜 그렇게 많이 받나. 10만 원을 주면 욕을 먹고 20만 원을 주면 웃으며 대하는 당주들의 농간에 무교인들은 자기 몸 골병드는 줄도 모르고 특급호텔의 하루 숙박비를 기분 좋게 팍팍 쓴다. 또 봉고차 비용은 얼마냐. 모범택시를 타고 하루 종일 다녀도 그 액수는 안 나올 액수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본인을 보고, 나쁜 놈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함부로 지껄이고 있다고 항의의 전화와 욕설을 퍼부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모두가 같이 몰락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앞서기 때문이다.

이런 비용들을 모두 무교인이 부담을 하여야 하니 자연히 굿을 하는 제가 집의 부담이다. 굿 비용이 자꾸 올라가면 굿을 하기가 부담이 되고 일반 서민들은 무교인 집에 찾아오기가 겁이 나 발길을 끊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여 본 적이 있는가?

무교인 집에 찾아오는 민초들에게 등골을 빼 버리면 누가 찾아와 굿을 할 것인가. 여론이 나빠져 굿을 하는 사람들이 없어지면 “아 옛날이여” 하면서 찬물 마시고 이빨 쑤시고 있을 것인가?

모두 다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여 하루 인건비를 줄이고 굿당비나 봉고차비도 무교인들이 서로 허세를 부리지 말고 현실에 맞게 지급을 하여야 할 것이다.

여기에 순응치 않는 악사나 굿당, 봉고차는 무교인들이 단호히 관계를 끊어야 할 것이다.

지금 장기간의 불경기로 모두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무당이라고 별 수가 있겠는가? 특히 새해 들어 더욱 무당들이 어려워진 것 같다. 돈이 없어 먹고 살기가 힘든데 누가 거액을 주고 굿을 하겠는가? 그러나 무당들은 불경기나 재수 탓으로 돌리고 옛날의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너무나 고액의 굿 비용에 찌든 민심이 돌아섰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무당들이 허세를 부리며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낸 결과로 민심이 돌아서 버려 굿을 하려는 사람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무교인들 스스로 비싼 굿 맡은 것을 자랑하지 말고 무교를 믿고 찾아오는 서민들의 주머니를 살펴줘야 할 것이다. 무교인들은 돈만 받고 굿을 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

굿이 끝나고 나면 그때부터 제가집의 모든 길흉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부담스러움을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함부로 굿을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또한 신령의 말씀이라는 공수(貢壽) 역시 내 목숨을 바쳐 그 집안의 복을 기원하고 신의 도움을 청하여 신의 대답을 듣는 것이라면 굿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단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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