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愚悟 2007. 4. 4. 13:48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요즘 인터넷이 생활화 되다보니 우리 무교인들도 많이 이용하고 또한 무교카페도 많이 생겨났다.

무교카페는 일반인들을 비롯하여 신의 길을 가기위한 사람들에게 무교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또 카페를 통하여 간단한 운세를 상담하여 주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이 보편화되어 너무 쉽게 무교인들의 개인 블로그나 전화로 자신의 운세를 봐달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 진 것 같다.

물론 옛날 단골판에서 동네의 대소사 모든 일을 단골무당을 찾아가서 쉽게 문의하였고, 또 동네 길에서 만나더라도 가볍게 문의하고 대답해 주는 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무당과 일반사람들이 단골네도 아니고, 한번 본 적도 없는데 간편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인터넷상으로 함부로 무료상담을 문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운명을, 진로를 상담하는데 그렇게 성의 없이 인터넷상으로 질문하고 답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며, 자칫 잘못하면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또 그렇게 질문하고 답하는 것은 그냥 재미로 넘겨버리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서로 시간과 정력의 낭비라 생각한다.

무교인들도 전문직업인이다. 

변호사나 의사, 세무사 등과 같이 상담을 하면 적당한 대가를 지불하여야 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너무나 쉽게 생각하여 무교인들에게 문의를 하면 그냥 쉽게 대답해 주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다보니 간혹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거나 거부하면 기분 나쁘다는 투로 말을 하곤 하는데, 이런 현상들은 무교인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또 무교인들도 너무 쉽게 대답을 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교인들이 점사를 볼 때는 아무 곳에서나 봐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제로서 품위와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하고 난 뒤 대신상을 앞에 놓고 점을 봐야 한다. 물론 일정한 공간이나 대신상이 없다고 하여 점사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한 격식을 갖추어서 점사를 봐야만 민족종교의 사제로서 스스로 품위와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기 기분대로, 생각나는 대로 무교인들에게 사주를 던지며 "이 사람 어때요?" 한 번 봐주세요. 한다.

이런 행동은 아주 잘못된 행동이며, 무교인들은 단호히 그 문의를 거절하여야 한다.

무교인들이 아무 곳에서나 상담을 하지 않고, 또 상담을 할 때 일정한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이유는 민족종교의 사제로서 그 품위와 인격을 스스로 높여야, 무교인들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마음가짐이 바뀌게 될 것이며, 또한 무교인이 점쟁이가 아닌 민족종교의 사제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많은 카페 등에서 하는 보편적인 상담을 그렇다하더라도 일반 생활공간 속에서 너무 쉽게 함부로 질문하는 것들을 단호히 거절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혹시 굿이나 한자리 뛸 수 있을까 하는 얄팍한 생각이 앞서, 아무 곳에서나 점사를 보는 일부 무교인들의 행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가까울수록 편한 관계가 있고 어려운 관계도 있다. 그러나 가까울수록 지켜야 하는 것은 바로 기본적인 프라이버시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라 하겠다.

상대가 사회에서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직업에 종사할수록 그 사람의 기본적인 자존심과 마음을 배려하는 마음은 더 신중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무교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없이 그냥 점쟁이쯤으로 생각하여, 물으면 대답해주는 앵무새같이 여기는 것은, 오랜 세월 무당을 폄하하고 무시하여 온 잘못된 옛 풍속에서 비롯된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니 무교인 스스로 사제로서의 품위와 위상을 저버리고 앵무새처럼 조잘대며 이야기하였기 때문에, 민족종교의 사제로서,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아무 곳에서나 질문하고 답하는 ‘싸구려’로 전락하게 된 것이 아닐까 우리 모두 뒤돌아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