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년 만에 깨어나는 덕고개 <군웅제>
군포시 덕고개에 자리 잡고 있는 군웅 숲은 전국에서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지정된 곳으로 마을주민들이 신성시 여기는 곳이다.
정확한 기록이 없어 알 수는 없지만 군포설화에 의하면 숙종대왕이 이 숲에서 <군웅제>를 지냈기 때문에 군웅 숲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군웅제를 지내는 터주가리 모습> <군웅제를 지내는 당 숲>
이러한 <군웅제>가 군포문화원의 노력으로 깊은 잠에서 깨어나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3백여 년 동안 오랜 세월 깊은 잠에 빠져있었던 이유는 <군웅제>에 대한 기록이 전무한 상태였고, 그 마을의 인구가 적고 경제적인 자립도 또한 빈약하여 자체적으로 <군웅제>를 지낼만한 여력이 없었던 관계로 <군웅제>를 축소하여 마을고사 형태로 지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숙종대왕이 <군웅제>를 지냈다는 것은 <군웅신>이 일반 산신과 다른 특별한 신격으로 그 지역의 최고의 신을 의미하기도 한다.
본디 군웅君雄이란 임금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임금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우리 상고사에서 청구에 신시를 열고 배달나라를 세운 14대 한웅천왕인 자오지천왕을 이야기 한다. 일명 치우천왕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우리는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도깨비대왕으로 더 친숙하게 알려져 있다.
우리 굿에서는 치우천왕의 죽음을 애도하는 굿으로 군웅굿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후대에 군웅굿은 전쟁터에 나가서 전사한 장군이나 군인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굿의 성격을 가지다가, 요즘은 굿을 하는 제가집의 조상들 중 제 명에 죽지 못하고 험악하게 죽은 조상들을 위로하는 굿으로 바뀌게 되었다.
<군웅제>라는 말은 반드시 굿을 하였다는 것을 위미한다.
군포에서 펼쳐지고 있는 마을제사가 모두 유교식 제사로만 치러지고 있으며, 제물 또한 소를 잡아 바치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그러나 덕고개 군웅제만 통돼지를 잡아서 바쳤다는 것은 바로 <군웅굿>에서 무당이 산돼지를 죽이면서 죽은 영혼들을 위로한 후 통돼지를 바치는 것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군웅 숲에 자리 잡은 마을 터주가리는 1,4후퇴 때 중공군들이 들어와 터주가리 속의 단지를 깨트렸기에 다시 단지를 바꾸어 모신 후에, 지금까지 매년 음력 10월 초 하루날 터주가리 앞에서 마을고사를 지내면서 터주가리를 벗겨내지 않고 덧씌우기만 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마을고사를 주관하는 영적인 무당이 없었거나, 마을사람들의 외경심이 너무 강하여, 혹 단지를 잘못 건드려 마을에 큰 화라도 당할까 아예 건들지 안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군웅제>가 금년 11월 10일 (음 10월 초하루)에는 군포문화원의 노력과 마을주민들의 의지가 결합하여 예전의 행하였던 <군웅제>의 원형을 살리려고 한다.
부디 전국의 마을축제 중 유일하게 존재하는 <군웅제>가 원형을 찾고 더 나아가 군포의 축제로, 경기도의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군포문화원과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지원과 격려를 보내주었으면 한다.
축제를 문화로 보지 않고 특정종교의 가치관으로 바라보고 반대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고, 군포의 문화발전과 주민들 간의 반목과 오해를 풀고, 화합을 위한 해원상생의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무속칼럼니스트/ 조 성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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