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안타까운 무속의 현실

愚悟 2010. 1. 21. 23:42

안타까운 무속의 현실

 

 

서울 송파에서 무속인들의 교양을 높여 무속의 발전을 꾀하자는 취지로 무속전문교양대학을 한지 3년 만에 부산에서 다시 뜻있는 분이 무속대학을 하겠다고 하여 준비 중이다.

그런데 다음의 산신각이란 카페에서 무속대학에 대하여 헐뜯고 있다.

 

무속에 무슨 대학에 필요하냐?

사이비들이 모여서 장사하려고 한다.

인가도 없는 대학에서 무슨 교수냐?

자격증 장사를 하려고 한다. 인가도 없는 대학에서 무슨 학사일정이냐 ?

대학이란 명칭을 무분별하게 사용하여 무속을 욕보인다는 것이 내용이다.

 

이 글을 쓰신 분은 대학교와 대학을 개념을 잘 모르시는 분인 것 같다.

무속대학이 어떤 취지로 만들어져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를 생각하여 지켜보지도 않고 싹이 나오기 전에 미리 잘라버리겠다는 생각인 듯 하다.

싹도 나오기 전에 잘라 버려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모르지만 이런 행동이 무속 내부에서부터 나왔다는 것이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기독교나 타 종교에서도 아무런 소리도 하지 않는데 내부에서 시작도 하기 전에 헐뜯고 비방을 하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종교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교육기관을 가지고 있다.

특히 기독교는 교회마다 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회마다 있는 수많은 신학교, 문교부 인가 난 곳은 찾기 힘들 정도다.

그냥 종교 법인에서 자기들 끼리 운영하는 대학이다.

불교 역시 대학교가 있다. 또 승려들의 공부를 가르치는 강원講院이라는 곳이 있어 끊임없이 교육시킨다.

 

그러나 우리 무속은 어떠한가?

수천 년 내려오는 동안 우리 무속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키는 곳이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신이 와서 무당이 되어 그냥 죽을 때까지 무엇을 왜 하는지 모르고, 그냥 신명이 시키는 대로, 신부모들이 해온 대로 흉내만 내다가 끝나는 것이 지금까지 무속의 현실이었다.

우리 무속인들은 무당의 사명이 무엇인가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우리가 늘 하는 행위가 언제 무슨 이유로 시작되었는지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묻고 싶다.

우리가 늘 가지고 사용하는 무구에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는가?

무속의 모든 행위나 의식은 늘 신부모들이 하던 대로 영문도 모르고 그냥 무작정 따라 하기만 하여 왔다.

 

그러나 요즘 신세대 무속인들은 다르다.

왜? 라고 의문을 갖는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왜 하는지 알고 싶어 한다.

어떤 의식이나 행위를 알고 하는 행위와 모르고 하는 행위는 많은 차이가 있다.

무속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무당이라고 하면 한 번 더 쳐다보는 세상이다.

우리 무속인들이 가장 비애감을 느끼고 가슴 아플 때가 바로 자식들 혼사를 앞두고 있을 때라고 생각한다.

 

무속인들이 세상에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도둑질을 하는 것도 아닌데, 시대적인 배경과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잘못된 정권들에 의하여, 남의 정신으로 남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가르친 잘못된 교육으로 인하여 우리 민족 종교인 무속은 아주 천박한 종교가 되어 버렸고 덩달아 무속인들은 천한 사람, 무식한 집단으로 매도되면서 귀신을 모시는 이상한 사람들이 되어 버렸다.

 

언제까지 이런 대접을 받고 억울하게 살아야 하는가?

언제까지 우리 자식들에게 무당의 자식이라는 아픈 굴레를 계속 쉬워줘야 하는가?

무당이 되고 난 뒤 무당 엄마 때문에 많은 고통 속에서 함께 고생하고 힘들어했던 우리 자식들에게 영원히 무식한 무당의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고개 숙여 살도록 할 것인가?

이런 잘못된 모든 것을 극복하는 길은 바로 무속인이 사회에서 존경받는 민족종교의 사제가 되는 길이다.

 

사회에서 존경받는 사제가 되기 위해선 우리가 변해야 한다.

지금처럼 그냥 이렇게 지내면 아무 것도 변화를 이끌 수 없으며 존경 받는 사제가 될 수도 없다.

우리 스스로 무속을 바로 알고 바로 익혀 무당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 첨병이 되어 무속을 일반인들에게 바로 알려야 한다.

무속이 미신이 아니라 민족종교로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며 삶이며 생활이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우리 모두 배워야 한다.

목사나 스님, 신부들 같이 배워서 교양을 높여야 한다.

사제로서 자질은 그 어떤 종교의 사제보다 뛰어나지만 우리는 교육을 통하여 체계적으로 배우지를 못하였기에 다른 종교의 사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

 

물론 무속대학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다 가르칠 수 는 없다.

무든 것이 열악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렇게라도 시작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버둥 치다보면 분명 발전을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하다 보면 인가를 받은 당당한 무속대학이 나올 것이다.

대학인가를 받으려고 하면 수억이 들어간다.

그 돈을 우리 무속에서 마련할 수 있을까? 그 많은 돈이 있으면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라고 하지 무속의 발전을 위하여 무속의 장래를 위하여 교육기관을 세우려고 하는 무속인이 과연 있을까 의심스럽다.

 

그렇다고 그냥 포기하고 지금처럼 멸시와 천대를 받으면서 지내야 하는가 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명문대학교인 때 이화여대도 처음에는 천막에서 몇 명이 시작되었다.

무속대학 역시 인가도 없이 천막 같은 곳에서 어렵게 시작하고 있다.

지금 각 기능직에서 나름대로 대학이라고 명칭을 붙여 전문적으로 교육시키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우리 무속도 전문적인 영역으로써 대학이라고 해도 된다.

학원이라도 해도 된다. 하지만 학원보다는 일반인들이 보기에 대학이 낫다.

일반인들에게 무속인들도 공부하는구나 하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차비도 되지 않는 강의료를 받고 무속의 발전을 위하여 강의를 자청한 많은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 금할 수 없는 현실에서 이런 험악한 소리가 무속 내부에서 나온다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대안도 없고 하지도 못하면서 남이 하겠다고 하니 이제 이런 저런 트집을 잡고 헐뜯으며 흠집을 내는 것은 대한민국 최대인원을 가진 무속 대표 카페로서 옳지 못한 행동이다.

무속 발전을 위하여 누가 하던 잘 되기를 바라며 용기와 희망을 심어 줘야 한다.

비판을 하는 것은 잘못했을 때 해도 늦지 않다.

이제 출발하였는데 이런 저런 가설을 만들어 흠집을 내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

 

우리 무속의 아주 나쁜 행태가 바로 이런 점이다.

남이 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행위, 남이 하면 사이비 장사꾼으로 모는 행위, 결과를 보지도 않고 그렇게 단정 지어 몰아붙이는 아주 못된 버릇이 무속에는 만연되어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무속에 관한 공부를 하고 글을 쓰면서 무속인에게 그 어떤 피해를 준 적이 없다.

어떨 때는 무속이라는 집단이 정말 구제불능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좌절을 겪기도 하였다.

 

그러나 무속대학은 누가 하던 시대적 사명이다.

뜻있는 무속인이 너도 나도 무속대학을 하겠다고 나섰으면 좋겠다.

그렇게 전국에 많은 무속대학이 생겨 무속인도 교양과 무속지식을 배우고 실천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무속대학 실무를 준비해준 사람으로서 제발 부탁한다.

부디 더 이상 개인감정이나 조그마한 이해에 억매여 헐뜯고 깎아내리지 말고 대한민국 최대 카페인 산신각도 무속대학을 하나 세웠으면 좋겠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 있다.

이제는 신명만 들먹이며 일반인들을 상대할 때는 벌써 지났다는 것을 우리 모두 깨우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