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비수거리(작두거리)

愚悟 2011. 10. 23. 00:02

비수거리(작두거리)

 


비수거리는 본래 득남을 원하거나 신병이 걸린 사람을 낫게 해달라고 산에 가서 정성을 드릴 때, 산에서 따라온 수비들로 인하여 집안의 액사납고 수사나운 액운을 모두 미리 막아달라고 하는 굿이다.

그러나 요즘은 작두를 타면 큰만신인 것처럼, 또 작두를 타면 큰굿이라 여기고 있으니 아주 잘못된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작두를 타시는 장군신의 위력이 세서 그 공수 또한 영검하다고 생각하는데서 오는 오해라고 할 수 있다.

신령님들의 위력이 꼭 작두를 타는 장군의 위력만 대단한 것이 아니건만 잘못된 무당들로 인하여 작두를 타게 되면 많은 돈을 요구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요즘은 아무나 작두를 탄다고 하지만 작두굿을 하는 순서와 절차를 모르니 5분도 안되어 비수에서 내려오면서 작두를 탄다고 하니 웃기는 일이다.

작두를 탈 때는 반드시 장군님 상을 차려놓고 탄다.

마당에 절구통을 놓고 그 위에 상 두 개를 놓고, 다시 그 위에 물동이를 놓고, 물동이 위에 쌀 모말을 놓고 그 위에 작두를 설치한다.

이때 절구통 양쪽에 장안기라는 깃발을 세우는데, 이 깃발은 만신의 단골 중에 수사납고 액사나운 단골들의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등을 적어 두는데 석자 일곱치 정도의 홍·황·남 삼색천으로 사용한다.

만신의 무복은 홍치마에 남쾌자에 삼동다리를 입은 후 전립을 쓰고 신장기와 장군칼을 들고 연풍을 돌다가 장고 앞에 서서 만수받이를 시작한다.

 

모시랴오 모시랴오 내마누라 모시랴오

어마군량 삼토장군 호구장군 아니시더냐

삼토장군 삼토신장님 대접입니다.

애우년은 00년에 00달에 00일에

황해도 이십삼관 평양은 사십여주 경기도는 삼십칠관

거주지접은 00시 00동 00대주에 안당은 00씨

동방에는 청제신장 남방에는 적제신장

서방에는 백제신장 북방에는 흑제신장

중앙으론 황제신장 천지일월 도신장

이십팔만 제대신장 황금역사 금의산장

강화에는 호구별상 김포통진 새별상에

기지창검으로 신장마누라 비수창검으로 다리를 놓아

기미신장 곽곽신장 신마신장 산마신장

육갑신장 둔갑신장 율목신장 질림신장

상통하달지리천문신장 육도삼락을 무불통달하던신장

먼산장군 사산장군 억만군사 팔만수술

십만대병을 거느리고 성수장군 장군마누라

구대천문 성수님들의 허공대신 신장님들

우리나라 이씨조선군 저 나라는 관공나라

우리나라는 천자장군 장군님들 하강합시다.

 

만수받이가 끝나면 긴노래를 띄운다.

 

뜬말 탔다고 비웃지마라 병든 말이라도 아니 갈길 못되느니라,

병사들이 화살을 줘 섬겨라 너도 승진 나도 승진

이쾌리 저쾌리 장안기를 휘어잡고 승전고를 울려보세

 

이어서 연풍을 돌고 장군님이 하강하신 듯 힘차게 춤을 추다 흘림공수를 준다.

이어서 오방기를 대주와 귀주에서 뽑히게 하고 공수를 주고 난 뒤 만신은 작두를 탄다.

이때 대주가 부정을 탔거나 굿을 불만스럽게 여기면 만신은 몸이 아파 작두를 탈 수 없게 된다. 만약 만신이 무리하여 작두를 타더라도 발이 몹시 따갑고 발이 붓기도 하고, 더 심할 경우 비수날의 섬뜩함이 발이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만신이 작두를 타다 발을 베어도 치료를 하지 않는데도 절대 덧나지가 않는다.

만신은 호국신장복을 팔베로 갈아입고 마래기를 머리에 쓰고 작두에 올라갈 준비를 한다.

작두는 부정이 타지 않은 정한사람을 미리 정하여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입에 하미를 물고 정성들여 갈아 작두날을 세운다.

작두가 준비되면 만신은 작두를 가지고 혀와 팔, 다리에 대보면 작두를 어르고 나서 어깨에 걸친 후 하미를 물고 치마를 벌려 작두건립을 한다.

이때 다른 만신이 축원덕담으로 건립을 도운다.

 

건립을 주시면 금년의 액운을 막아줍니다.

일년 열두달 도액을 막아줍니다.

낙마 홍액을 체쳐 줍니다.

내외 이별을 막아줍니다.

금년 해운년은 윤달이 있어서 열석달입니다.

모두 편안하게 도와주고 비명홍액을 막아줍니다

오시는 길에는 명걸음 가는 길에는 복걸음

만 단골네들 남녀노소 모두 오셨다가

소원이루고 재수 받아가세요

 

건립이 끝나면 그 돈을 하미에 싸서 작두 모말 속에 넣는다. 그리고 구경꾼 중 수가 사나운 남정네 두 명을 골라 무명으로 묶은 작두를 양어깨에 매게 하고 작두날에 두 팔을 올려놓고 매달려 춤도 추고, 버선을 벗고 발을 정화수에 씻어낸 후 칠성단 올라 작두날 위로 올라선다.

작두에 올라 선 만신은 사방에 절을 하면서 모말 속의 쌀을 조금씩 뿌리면서 부정한 기운을 물리친 후 이어서 삼현 장단 등에 맞춰 춤을 추다가 흘림공수를 준다.

 

00가중에 일심정성 마음을 모아서 비수창검을 대령하며 신사를 올리니

강산같이 높은 힘든 수를 평지같이 넘겨주고

식구들도 의견 충돌 없이 건강하고 복되게 도와준다.

 

이어서 다시 춤을 춘 후 공수를 준다.

 

검은 작두 희게 갈고 흰 작두는 검게 갈아

검은 작두에 흰날을 올려 칠성단을 높이 돋우니

아홉 층계 돋아 올려 잡귀잡신을 물리치고

상문동법 목신동법 잡아내어 주노라.

모진 액운을 모두 비수창검이 막아준다,

산천비물을 벗겨준다. 잘 놀고 하마하노라

 

이어서 만신들과 주변사람에게 공수를 주고 작두를 탄 모말 속의 쌀을 한줌 쥐어 사람들에 뿌려주면 사람들을 그 쌀을 받아 씹지 않고 삼키면 나쁜 기운을 물리고 재수가 있다고 한다.

이어 작두 위에서 내려와 작두 모말 속의 쌀을 한 주발 담아들고 장고 앞에서 덕담을 한다.

에~~ 허야~~

비수창검 타고서 호국장군 성수장군 삼토장군 노시고

산천비물을 걷어준다 본산비물을 걷어내고 먼산비물을 제쳐내고

팔도명산 옐세영산 사산비물을 막아낼 제

제 비수 끝으로 막아내고, 창검으로 제쳐내고

일 년 열두 달에 노인은 갱소년 젊은 사람은 수명장수

동서남북을 내다녀도 앞을 돕고 뒤를 보살피어 평지낙마로 막아주고

노중에 홍액을 제쳐주고 삼지사방을 다녀도 생기지방에 서게 도와

일 년 하고도 열두 달 과녁하고 열석 달 00가중

만복래 일일수지 황금출이라 만복이 물 솟듯이 샘 솟듯이 섬겨준다.

넘어간다 넘어간다 신사 삼년 곱게 낸 양년 이태 도와 본다.

 

이렇게 덕담이 끝이 나면 고사반을 넘기는데 쌀주발을 대여섯 번 정도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크게 휘두르다가 그 자리에서 쌀산을 주면서 공수를 준다.

 

이어서 작두풀이를 하는데 작두에 감아두었던 무명을 잘라서 작두를 잡았던 사람의 목과 손목을 돌려 준 다음 술과 떡을 몸에 휘둘러 버리면서 잦은 만세받이를 한다.

올라가는 행차 / 내려가는 행차 / 작두풀이에 / 모진 액운 / 다 걷어내요 ~~

 

그리고 머리 위로 대신칼을 둘러내고 던진 후 신복을 벗으며 굿을 마친다.

 

에라만세 / 바람결에 / 뒤진 공사 없이 / 오셨던 신령 / 정송하시고 / 뒤진 공사 없이 / 잘 도와주시고 / 놀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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