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천 리포트

충청도 설위설경 전시회 열려

愚悟 2011. 11. 27. 09:34

 

충청도 설위설경 전시회 열려

 

치우천왕이 탁록대전에서 귀신부대인 황제헌원을 물리칠 때 펼쳤던 전법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측되는 설위설경은 충청도 앉은굿을 대변하는 말로서 그 자체가 이미 축원이며, 신과 신 사이의 질서이며, 신과 인간을 잇는 가교이며, 이승의 연을 끊는 장벽이다.

설경說經은 귀신을 잡아 가두고 물리치는 무속의 장엄구의 기능을 넘어서 지금에 와서는 종이 공예로 발전하였으며, 더 나아가 생활공간을 장식하는 예술로 승화되었다.

우리 민족의 뛰어난 종이 공예를 전 세계로 널리 알렸으면 하는 바램으로 정각 이재선 법사의 설위설경 전시회가 오는 12월 2일(금) 수운회관에서 오후 5시부터 열린다.

2008년 3월 롯데민속박물관에서 필자(무천문화연구소)와 함께 전시회를 마치고 그해 추석날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충청도 앉은굿 시현을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전시기간동안 이재선 법사는 현장에서 직접 설경을 제작하는 것을 시현하여 설경이 무교의 한계를 넘어 일반 생활 속에서 공간의 장식으로 널리 활용되었으면 한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좋은 기회이므로 가족과 함께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초 대 장

 

정각 이재선 설경 전시회

 

천•우•신•조 하늘에서 도와주는 신령스러운 새

 

새는 하늘을 날 수 있기에 우리 인간들은 신령님과 가장 가까운 영물로 새를 꼽았습니다.

하늘의 도움을 새가 가져다준다고 믿었습니다.

솟대에 올라가 있는 오리도 그런 연유입니다

 

하늘과 인간을 이어 주는 새와 같이 우리 무속인들도 그런 이유로 이 땅에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이제 그 새가 땅에 앉아, 많은 사람들과 만나기를 염원합니다.

무속에 쓰이는 장엄으로서의 의미뿐 아니라 민속문화의 한 장르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자 합니다.

 

부디 오셔서 신령님의 복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정각 이재선 법사 합장

 

2011. 12. 2(금) - 12. 11(일) / Open 2(금) 오후 5시

장소 : 서울 종로구 경운동 88번지 수운회관 1307호

유카리 화랑 Tel. 02-733-7807 010-7136-3757

 

 

설경이란 무엇인가?

 

설경(說經)이란 ‘경을 읽는다’는 의미이다 즉, 말로 하는 경이다. 반면 설경은 경문을 글로 적거나 칼로 파낸 종이 무구를 굿청에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즉, ‘눈으로 보는 경이다’ 법사와 보살들은 한지에 문양을 파서 굿청에 설치하는 작업을 ‘서리설경(설위설경)일 한다.’‘설경(또는 설위)만든다’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설위설경은 종이를 떠서 만든 경전이며 충청도 굿 자체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굿을 위해서나 다양한 행사를 위해서 한지에 문양을 오려 만드는 일을 ‘종이 바순다.’라고 하거나, ‘종이를 까순다’라고 일컫는다.

 

충청도에서 행해지는 굿을 앉은굿이라 한다. 앉은굿은 악귀를 몰아내고 수복을 기원하기 위해 낭송하는 설경과 종이를 접고 오려 여러 신의 그림이나 글씨를 새겨 굿판 주변에 걸어 두는 설위가 함께 한다.

그래서 굿이란 이름대신 ‘설위설경’이라고 칭해지기도 한다. 때로는‘경읽는다’‘독경한다’앉은 굿‘설위설경’등으로 일컬어진다.

 

앉은굿에서는 화려한 의장이나 잽이들의 반주 다양한 신령들 푸짐한 음식상등이 없다 다른 지역의 굿이 각 거리마다 다른 신령을 모시고 노는 것과 달리 앉은굿은 굿의 목적에 따라서 경을 읽으며 의례를 진행해 나가는 차이가 있다.

 

이번 전시회는 전문적으로 움직여지던 설경을 민속문화의 한 장르로 매김하려고 한다.

우리는 어려서 색종이와 가위를 가지고 문양을 오리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민속속에 남아 있는 설경인 것이다. <정각 이재선 법사>

  

 

설위설경設位說經

설위설경은 충청도 앉은굿에서 법사들이 의식을 수행하기 전에 제단 주위를 팔문진법과 금쇄진 등 여러 가지 형태의 한지로 만든 부적을 두르는 것으로 경전을 설명한다는 의미에서 시작된 말이다.

설위는 설위설진設位設陣의 준말로서 제단에 둘러치는 한지종이로 각종 형상을 장엄하게 만들어 설치하는 부적으로 귀신을 물리치고 잡아가두어 복을 기원하는 경전을 의미한다.

 

설위설경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도교에서 전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설경은 귀신을 물리치고 잡아가두는 형태로 봐서 제 14세 한웅천왕인 치우천왕이 황제헌원과 중원의 패권을 탁록에서 다툴 때 사용한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도깨비대왕으로 불리는 치우천왕이 귀신을 부리는 황제헌원과의 전쟁에서 연전 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귀신을 잡아 가두고 물리칠 수 있는 뛰어난 진법이 있었기 때문으로 <탁록대전>에서 사용하였던 치우천왕 군대의 진법이 후세에 전해지면서 설경으로 변하였다고 생각한다.

설위설경은 충청도 앉은굿을 대변하는 말로서 그 자체가 이미 축원이며, 신과 신 사이의 질서이며, 신과 인간을 잇는 가교이며, 이승의 연을 끊는 장벽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전쟁터의 진법陣法이며, 수령守令의 동헌東軒으로 도액, 병택 천도 등에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 무구였다.

 

설위설경을 다른 말로 ‘종이바수기’ 또는 설경으로 불러지는 전통종이 예술로서 다른 지역의 무의식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충청도 앉은굿만의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징이다.

설위설경이란 말은 단지 종이바수기의 의미로 국한하지 않고 굿청을 장식하는 종이로 만든 일종의 장엄구인 설경뿐만이 아니라 앉은굿 일체를 일컫는 말로 쓰이는 경향이 강하다. 

앉은굿에서는 한지로 만든 각종 무늬를 굿당에 가득 설치하여 축귀, 축사의 진을 치고 큰 소리로 독경하는데, 설경은 곧 종교적인 장엄구 의미 이외에도 전통적인 종이공예라는 측면에서 문화적 가치가 있다.

 

동남아에서 일본까지 아시아 전역에 전해오는 종이 바수기는 시작된 곳과 때를 정확히 모른다. 기예의 정교함은 중국이 앞서 가나 그 맛이 우리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또 우리는 한지를 칼로 오려서 만든다는 것이 가위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와 다르다.

충청도 법사들이 만드는 설경의 종류는 경력에 따라 수 십 가지로 대법사일 수록 많은 설경을 만들어 낸다.

 

지금은 충청도 법사들뿐만 아니라 사찰 법회 때나 굿청의 장식에도 쓰이면서 그 맥을 이어가고 있으나 체계적인 연구는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종이공예의 한 부분으로 우수한 전통문화로 보존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종이바수기’가 우리의 귀중한 전통 종이공예문화로 인식되어 충청남도 무형문화재제 24호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