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배웅
청계배웅은 한양의 무당들이 진작을 드릴 때 삼산을 돌고 용신에 다녀와서 반드시 개성 덕물산 최영장군당에 다녀와서 굿을 하였는데, 이때 따라든 수비를 쳐내는 굿이다.
지금은 덕물산에 갈 수가 없기에 인왕산 선바위 국사당 장군님에게 맞이를 올리면 국사당에서 신령님 앞에 놓여 있던 종이를 접어서 붉은 도장을 찍어 주는데, 이것을 "장군님 물고 받는다"고 한다. 장군님 물고 받는 의식은 동대문 밖에 거주 하는 무당들이 주로 하였다고 한다.
청계배웅은 전복만 입고 부채를 들고 밖에서 가망청배를 하고 본향노래가락이 끝난 다음 진작을 드리기 전에 하는 의식이다.
이때 마당에는 떡과 술 석잔, 밥 세 접시, 정화수 한 사발, 북어 2마리와 조밥을 준비한다.
그러면 청계는 무엇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한양무속집>을 편저한 김선경 선생은 청계를 창부나 광대의 죽은 혼령이라고 하였으며, 청계를 한자로 정귀精鬼로 기록하고 있다.
즉, 청계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수비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유독 창부와 광대의 죽은 혼령으로 규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청계배웅이란 무당들이 진적을 드리기 전에 삼산과 용궁을 돌면서 알게 모르게 따라든 수비를 수비들을 쳐내는 과정을 말한다.
또 삼산을 돌고 난 뒤 장군 전에서 물고物故를 받는다는 것은 무당으로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지은 잘못을 고하고 죽여 달라고 하는 뜻이다.
드라마 사극에 흔히 나오는 장면이 신하가 임금에게 잘못을 고하고 “전하, 신을 죽여 주시옵소서” 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그러면 진작을 드리기 위하여 물고를 받는 것은 그동안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가르침을 청하여 경계하는 교훈을 받아 스스로 조심하고 삼가겠다는 서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물고를 드리는 대상은 덕물산 최영장군이나 인왕산 국사당의 장군님이 아니라, 구월산 삼성사에 계시는 환인·환웅·단군에게 엎드려 가르침을 청하여 천부의 뜻에 부합하는 무당이 되겠다고 다시 한 번 서약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 청계 만신몸주 대신청계 사위삼당 청계시오 궁내제당
청계씨요 산청계에 들청계요 사해로는 용신청계
이고랑산 부군청계 도당청계 산릉청계 군웅청계
수사납고 액사난거 제쳐주오 아 청계
진적을 드리는 무당을 마당에서 보자기를 세워놓고 만수받이를 하면서 북어와 조밥으로 무당의 어깨 밑으로만 청계를 베끼고 난 뒤 공수를 준다.
여기서도‘청계를 베낀다’는 것은 삼산과 용궁을 돌면서 따라든 수비와 부정을 쳐내고, 진적을 드리는 무당에게 복을 기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위삼당 청계로 궁내제당 청계가 아니시리
산청계 들청계 사해로는 용산청계 아니시리
본향본산으로 도당부군 청계씨 아니시리
이 고랑산으로 도당부군 청계씨가 아니시리
사위삼당을 돌고 궁내제당을 돌고 팔도명산에 사해로 용신을 돌 때
인꼬리 짐꼬리 의다리 마다리 ᄄᆞᆯ아든 청계에 묻어든 청계
어리고 비치던 청계씨 걷어주고 제쳐주고 수사납고 액사난 것 다 몰리 주리다.
다시 뛰고 나서
사위로 삼당말명에 궁내로 제당말명 아니시리
양화도 검성왕신에 대신말명 사해로는 용신말명 아니시리
도당말명 부군말명 아니시리
00씨 기자님 오늘 회작맞이 진작맞이 공들이고 힘들인 정성 아니시리
이 정성 끝에 도당문 열고 부군문 열어 천단골 만단골 끌어들이고 휘어드려
조악돌에 거침없이 골이차고 문이 메게 도와주시고 생겨주시마
다시 잠깐 뛰고 나서
사위로 삼당서낭에 부군서낭이 아니시리
물 아래 서낭에 물 위에 서낭 사해로는 용궁서난 아니시리
쉬은 반장 서낭에 마을 서낭님 아니시리
칠홍은 상짐에 인꼬리 짐꼬리 의다리 마다리 금잔디 올려밟고 은잔디 내려 밟고
팔도명산에 사해로 용궁을 돌았어도 묻어들고 따라든 요물사물없이 걷어주고 재쳐주리다.
사위삼당 영산에 궁내로 제당영산 산영산 들영산 사해로 용궁영산
도당영산 부군영산 따라든 영산들 요물없이 많이 먹고 물러가고
산 수비 들 수비 도당수비 부군수비 사위삼당 수비에 궁내제당 수비들 사해로는 용궁수비 아흔아홉 도수비 쉰 세 명 떼수비 많이 먹고 썩 물러가라
이렇게 청계배웅이 끝나면 상산노랫가락을 하여 부정을 끝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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