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도 ‘하늘맞이’ 축제를 다녀와서
어제 대둔산 자락에서 펼쳐진 풍류도 하늘맞이 축제를 다녀왔다.
산세도 수려하거니와 그 기운을 느낄 수 있어 편안한 곳에 자리 잡은 예술원에 전국에서 많은 회원들이 모였다. 토요일 단풍놀이의 마지막 끝자락인지 고속도로 성태가 명절날 귀성길을 방불케 했다.
사진작가인 양선생의 봉고차 덕분에 남보다 빨리 도착하였지만 평소보다는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오늘 축제는 풍류도 대표인 선풍님의 배려로 축제 공식 행사를 마친 후 밤부터 황해도 굿을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풍류도는 항상 필자를 너무 과대평가하여 분에 넘치는 대우를 해준다. 모두가 선풍님 배려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풍류도 회원님들의 태도와 자세에서 늘 느낄 수 있다.
풍류도 축제는 봄, 가을로 두 번 펼쳐진다. 6월 두 번째 주, 11월 두 번째 주로 정해져 있다.
오늘 참석은 가을 축제로 하늘맞이라고 한다.
늘 축제를 할 때마다 느낄 수 있지만 풍류도의 특징은 너무 잘 논다는 것이다.
잘 논다는 것이 얼마나 삶에 도움이 되는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부러울 뿐이다.
잘 놀기 위한 기본은 바로 자기를 버리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회적 체면, 위선, 근심, 걱정, 부끄러움, 경직된 자세 등 모든 것을 버려야만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껍데기뿐인 나(我)를 벗어나 진정한 나(我)를 발견할 수 있으며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풍류라고 하면 술을 먹고 즐기는 것을 생각한다. 여기서 조금 더 폼을 잡으면 시나 한 수 지어 올리는 것을 조선시대의 풍류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풍류도의 사전적 의미의 알아보면,
“속되지 않고 멋스러우며 풍치가 있는 일, 또는 그렇게 노는 일을 말함. 그러므로 풍류도라 함은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니라, 인격의 도야를 목적으로 하여 멋스럽게 노는 것을 말한다. 즉 노는 것을 '도(道)'의 경지에까지 끌어올린 것을 이르는 것이다.” 라도 되어 있다.
이렇게 도의 경지에 이르는 풍류도가 어찌하여 술 먹고 노는 것으로 폄하되고 왜곡되었는가?
그것은 바로 정치적인 목적으로 풍류의 뜻을 왜곡 폄하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자 고려의 옛 도성인 개성을 도읍지에서 유희를 즐기는 도시로 폄하하기 위하여 개성의 ‘황진희’란 기성을 내세워 풍류를 즐기는 도시라고 왜곡하여 고려에 대한 향수를 없애려 하였으며, ‘묘청의 난’을 계기로 민족의 혼을 세우려던 평양 역시 명기들을 앞세워 민족의 정체성과 얼이 있는 도읍지란 명성보다 기생의 명성 등으로 그 사실을 숨기려고 한데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조선의 선비들은 우리 정신을 잃어버리고 명나라의 정신으로 살다보니 우리 민족의 도인 풍류를 자신들도 모르게 왜곡시켜 왔다.
그러나 조선시대 선비들은 민족의 DNA인 풍류도를 자신도 모르게 실천하여 왔으니 그것이 바로 팔자걸음이다.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걷는 팔자걸음은 바로 바람을 일으키는 것으로 율려를 재현하는 것이다.
풍류도風流道란 말은 모두 아시다시피 <삼국사기三國史記>의 ‘진흥왕 조條’에 최치원崔致遠의 ‘난랑비서鸞郞碑序’에 나온다.
『난랑鸞郞’이라는 화랑을 기리는 이 글에서 최치원은 풍류를 유교와 도교, 불교를 포용하고 조화시키고 있는 한국의 고유한 전통 사상이라 했다.
“나라에 현묘한 도가 있으니 ‘풍류’(國有玄妙之道曰風流)라 한다.
그 가르침을 베푼 근원은 ‘선사仙史’에 상세히 실려 있는데, 실로 삼교三敎를 포함하여 중생을 교화한다." (設敎之源備詳仙史 實乃包含三敎 接化群生)』 라고 하였다.
풍류도에서 ‘풍風’자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바로 風에서 한인천제, 한웅천왕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천제가 풍주 배곡이란 곳에서 한국을 건설하였기에 風씨가 되었으며 그 후손인 한웅천왕이 마고삼신사상을 심신 수련법으로 만든 것이 풍류도며, 율려를 재현하고자 노력했던 음악이 풍물인 것이다.
이러한 풍류도가 우리 정신을 잃어버린 얼빠진 사회에서 왜곡 폄하되는 것은 안타깝고 통탄할 일로 이것을 바로 잡고 민족의 얼을 되찾는 사명감으로 뭉친 곳이 풍류도로 선풍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해야 할 사명이 아닌가 한다.
이날 ‘황해도해주본영대동굿’이 풍류도 축제가 끝난 뒤 함께 어우러져 펼쳐졌다.
얼을 가지고 잘 노는 풍류도 가족들과 함께 굿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무교인들로서는 아주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풍류도 가족들은 무당이라고 다른 시각으로 보지 않고 바로 풍류가 신교며, 이 신교가 무교로, 또 굿은 신교의 옛 의식이라고 생각하기에 모두 한 가족이 되어 무당들과 같이 춤추고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풍류도의 수련법은 정적인 ‘선도仙道’ 수련도 있지만 동적인 ‘선도僊道’ 수련을 병행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선도僊道’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 수련법은 바로 춤을 추면서 道를 깨우치는 것으로 지금 풍류도가 하고 있는 수련법으로 바로 무당들이 굿을 할 때 추는 춤이기에 풍류도와 무당은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있었다고 본다.
이날 너무 환대해 주신 풍류도 가족여러분 그리고 예술원 윤미영 원장님 그리고 정 팀장님 여기서 거론하지 못한 여러분들 모두 모두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해주본영대동굿 김정숙 선생을 비롯한 회원들을 대신하여 머리 숙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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