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무분별한 굿공연 바람직한가?

愚悟 2014. 8. 15. 00:00

무분별한 굿공연 바람직한가?




요즘은 어떤 명목을 걸고 굿을 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었다.

대부분 국태민안 아니면 남북통일 용왕제, 산신제 등등 명목을 내 세우고 굿을 하고 있다.

어떤 특정 단체에서 굿을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 현장에서 벌어지는 너무나 황당한 굿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그래도 무대를 설치하고 공개적으로 굿을 한다면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실력을 갖춘 무교인들이 출연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행사 경비 등을 조달하기 위하여 일정 금액을 후원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되다 보니 족보도 문서도 없는 마구잡이 굿들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 <천부인당 신동옥 선생/소래포구 용왕맞이 도당굿>

물론 그 행사를 주관하는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형식과 절차를 갖추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엉터리로 시작하여 엉터리 굿으로 끝나게 되니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굿을 기획하고 공연을 하는데 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특정단체의 단합을 위하거나, 무교의 저변확대를 위하는 마음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행사

둘째 굿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경제적인 수익 때문에 출연료를 받기 위한 행사

셋째 그 공연 등을 한다고 SNS통하여 홍보를 하면서 무속판에 자신의 존재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행사 등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1993년 처음으로 지금처럼 굿을 공연화 하여 우이동을 비롯하여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경복궁, 운현궁, 국립민속박물관 등에서 굿을 하였다.

그 당시 많은 학자들이나 연출가들이 굿은 공연화가 안된다고 하였지만, 필자는 그들이 굿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진데서 오는 편견이라고 판단하여 공연을 실시하게 되었고, 공연장 주변을 경찰들이 나와 교통정리를 해줄 만큼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렇게 시작된 굿 공연은 1996년부터 실력이 뛰어난 특정 무교인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많은 무속단체가 생기게 된 것과 비례하여 시도 때도 없이 굿을 한다고 하니 반갑기도 하고 염려가 앞서기도 한다.

굿은 의식이다. 어떤 목적으로 하든 반드시 형식과 절차는 중요하다.

이러한 형식과 절차를 무시한 굿은 의식이라 할 수 없고, 공연이라고도 할 수 없다.

그냥 자신들의 신명풀이라고 해야 한다.

평소에 굿을 잘하지 못하니 굿청에 들어설 기회도 없고 또 세워주지도 않으니 속에서 끓어오르는 신명을 참을 수가 없는 사람들이 형식과 절차를 무시하고 모든 체면을 던져버리고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신명풀이 시간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또 그런 신명풀이가 아니더라도 이 길을 가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무대에 올라 맘껏 풀 수 있는 힐링시간을 가지는 것 또한 나쁘진 않다.

하지만 이런 행위를 모아서 국태민안이니, 통일기원이니 명칭을 붙여서 공연을 하는 것은 창피한 노릇이다.

또 어리석은 무속인들은 그런 행사에 한번 나가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탈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자신의 실력과 처지를 깨닫지 못하고 아까운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굿은 우리 전통문화의 원류라고 한다.

그러기에 굿이 가진 예술성과 사회성은 영원히 계승 보존되어야 한다.

그러나 굿의 예술성과 사회성을 깡그리 무시하고 개인의 신명풀이 또는 스트레스를 푸는 장소로 격하된 공연은 난무하고 있으니 굿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굿이 미친년 널뛰듯 뛰는 것으로 착각할까 두렵다.

무교단체장들이나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들은 무엇이 무교의 발전을 위하는 행동이고, 무교인들의 위상을 높여주는 것인가를 생각하여야 한다, 그래서 그 결과가 무교전체가 함께 발전하는 길이어야 한다는 것을 먼저 생각했으면 한다.

이러한 것이 바로 무교의 정신인 生生之生을 실천하는 길이다.

생생지생은 상대방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무교의 정신으로 무교인들이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