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거리의 유래와 해설3
조선시대에 만들어져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는 <무당내력>이란 책의 기록에 보면 단군님을 감응시킬 때 백지를 양 손에 들고 성조聖祖감응이라 외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럼 여기서 황해도 굿의 산상거리를 소개한다.
일반굿에서 가장 먼저 하는 굿이 바로 상산부군마지다.
이 거리를 보통 상산거리 또는 산거리라고 한다.
이 상산부군거리는 동중부군 즉 굿을 하는 마을의 수호신인 산신을 청하는 거리인데, 이때 팔도명산 산신을 순서대로 모두 청한 다음 마지막으로 동네 산신을 청하게 된다.
지금은 굿당에서 굿을 하다 보니 모두 굿청에서 하였지만 예전에는 상산거리는 반드시 마당에서 하였다.
보통 애동들은 그 거리에서 무슨 신명을 청하고 놀아야 하는지 잘 몰라 당황할 때가 많다.
그러나 만수받이 내용을 살펴보면 그 거리에서 무슨 신명을 청하는지 순서대로 신명들을 다 호명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대로 청하여 놀면 된다.
상산부군거리도 제일 먼저 소지 한 장씩 양손에 들고 산신을 먼저 청하여 논다. 그리고 장군님을 놀리고, 이어서 부군할아버지 부군할머니를 놀리고 마지막으로 서낭을 놀면 되는 것이다.
굿상 차림은 백미 한 말을 추가하여 놓는 것 외 특별한 것은 없다.
이렇게 예전에는 거리마다 굿상을 따로 마련하여 굿을 하였지만, 요즘은 전체 한꺼번에 상을 차려 놓고 굿을 하기 때문에 상차림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는 것 같다.
만신은 홍치마에 남쾌자에 홍관디를 입고 앞뒤로 공작 ․ 운학 ․ 백호 등으로 수놓은 흉배를 달고 십장생 띠를 매고, 머리에 호수虎鬚갓을 쓰고 왼손에는 방울과 바라를, 오른 손에 부채와 서낭기를 들고 굿을 시작한다.
상산거리는 반드시 마당에서 하였지만 요즘은 굿당에서 굿을 하기 때문에 마당에서 하는 굿이 사라졌다.
그러나 산상맞이 굿은 본래 마당에서 굿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마당에 멍석을 깔고 그 위에 돗자리를 편 다음 굿상에 흰떡시루, 삼색나물, 오색실과, 술잔 세 개와 백미를 놓는다. 그리고 옥수를 바치고 세발심지를 함께 준비한 후 굿을 하였던 것이다.
『모시랴오 모시랴오 산신령님 모시랴오
천하궁에 삼이삼천 지하궁으로 이십팔숙
하늘땅에 설법은 검은 암소가 설법이라
천지만물 조판할 제 인간만물이 생겨나고
일월성진 작분 후에 삼황오제가 따라나고
은황상탕 대성인들 선천후천 배설하고
대인은 득록하고 소인은 낙음하여
주역서를 펼쳐놓고 인간인생 출세하니
유정무정 걸린인생 팔십이 한명이라
건곤이 개벽 후에 명제산천이 생겼구나
주미산이 제일이라 동악태산 남악화산
서악으로 금산이요 북악으로 형산이요
중앙으로 고산이라 산악지은 조정이요
사해는 건원이라 오초는 동남탁이요
건곤은 일야부라 만첨산중 운심초에
여고초목이 성립하고 녹수청산 절승한데
만학청봉이 개지로다 산지조정은 곤륜산인데
수지조정은 태국인데 인지조정은 순덕수라
곤륜선맥 뻗어나려 천하구주 분별할제
백자연은 육갑이 되어있고
산천은 고고하야 시계를 덮었는데
등태산 소천하는 공자님의 도량이라
천하지중 낙양 땅은 중원에 명승지라
천태산 청룡이요 금강산 백호로다
남병산 주작이요 태백은 현무로다
관용산맥 흘러나려 백두산이 생겨났고
그 산맥 뻗어내려 묘향산이 되었구나
우리 시조 단군님네 이 산에 하강하사
평안도에 천년도읍 그 아니 장하오며
또 한 산맥 뻗어내려
천하제일 금강여주 봉래산이 되었구나
그 산맥 흘러내려 오대산을 마련하고
양주 땅 달려들어 삼각산이 되었구나
삼각산에 떨어져서 어중주춤 나린줄기
요두허미 학의 형국 인왕산이 주산이요
종남산이 안산이며 왕십리 청룡이요
등구말리 백호로다 봉의 등에 터를 닦아
학을 눌러 대궐지니 궐내가 육조로다
팔문장안에 억만가구 태평성덕이요
억만년지 무궁이라 각도각읍 마련할 제
평안도로 삼십삼관 함경도로 이십칠관
강원도로 이십육관 경상도로 사십이관
전라도로 사십사관 충청도는 이십관
경기도로 이십칠관 이십칠관 마련하니
여천지 무궁이라 우리나라 소한국에
저 나라로 대한국에 서른세골 안암받아
쉰세골 조정이요 아흔여섯골 설법할 제
해동하곤 조선국에 지정으론 나라님 지정
궐내하군 부군님궐내 해원다년 00년에
달에 월공 00본명 날루공수 00날
아내멸루 00요 동구동명 00동에
일대동 만대동에 각성각문 가가호호
대주기주 모여무여 안에 안당 00씨 안당
본산신령령님 모시려구 월천강에 날을 골라
주역팔괘 시를 잡아 생기복덕 가려낼 제
일중생기는 이중천의요 삼화절제 사중유혼
오상화해 육정복덕 칠화절명 팔중귀혼
남생기 여복덕일 자손으로 창성일루
우마육츅에 번성일루 일상생기 가려다가
성주안당에 붙여놓고 석순잡아 달아놓고
시를 잡아 걸어놓고 백모래로 이를 닦고 옥교수로 영치하여
높은 문에 송침배설 얕은 문에 황토깔아
구진인간 들올세라 정한인간 나갈세라
칠칠이래 오일닷새 삼일입소로 대령이라
하늘이 아시는 대영천 땅이 아시는 신사발원 인간이 아시는 생수로다
모시려요 모시려오 팔도명산 산신령임 모시려오
평안도로는 묘향산신령 함경도로 백두산신령
화해도로 구월산에 신장군님 화해받아
00본향 00산에 00 신령 화해받아 00신령 하강하쇼
송림산 물애기씨 도산신령 철마산신령
강화도로 마니산신령 김포통진 문수산신령
과천으로 관악산신령 충청도룬 계룡산신령
전라도론 지리산신령 경상도론 태백산신령
제주도론 한라산 여장군님 화해받아
먼산장군에 본산장군 이 본향으론 도당장군 장군님들 하강할 제
부군 할아버지 부근 할머니 육태양에 육부군님
소태양에 소부군님 부군님 놀러올 제
골골이 서낭님네 마루마루 서낭님들 00서낭은 00서낭
자리잡던 서낭님네 터를 잡던 서낭님네 하강하소』
이렇게 긴 무가를 한 다음 만신은 홍치마 남쾌자에 홍관대를 입고 앞뒤로 흉배를 달고 십장생 띠를 매고, 머리에는 호수虎鬚갓을 쓰고 왼손에는 방울과 제금을 오른손에는 부채와 서낭기를 들고 굿을 시작한다.
부채, 방울 서낭기 바라 등을 높이 쳐들고 산신을 청한 후 이어 세 열기로 들어간다.
“세세년년이로다 에~~ 천하궁세 지하궁세 열어 에~~
이 본향에 본향세를 열어 아~~~
사산신령님 하강할 제 인간에게 소원성취 세 열어 아~~~~ ”
이어서 만신은 방울과 부채를 놓고 양손에 소지를 들고 맴을 돌면서 사방으로 절을 한 후 거성 장단에 맞춰 춤을 춘다.
이때 주는 공수가 바로 흘림공수라고 한다.
“에!! 오냐~~ 기다리던 정선 바라던 신사로구나
나라천 대주님 근력으로 기주님 정성으로
안 듯이 대령하고 본 듯이 대령이니
소례를 대례로 받고 소원 이루어 주마~~ ”
쌀산을 주는 등 공수를 주고 난 뒤 옷을 벗고 장군복으로 갈아입고 양손에 칼을 들고 장군을 모신다. 장군을 놀 때 반드시 줘야 하는 것이 복잔이다.
다음에 부군할머니 부군할아버지를 놀고 서낭을 놀면 굿이 끝난다.
“상산부군님 신의 원당으로 모시고 들어갑시다.
상산서낭님 부군서낭님 도당서낭님 상산부군님과 서낭에 길문 열어 대항에 석을 잡아드십시오.”
술을 사방에 끼얹고 굿상의 음식을 골고루 떼어 “산천신령님께 봉송합니다.” 라고 한 다음 장독대 같은 곳에 갖다 놓는다.
상산거리에서 보통 제가집 조상들이 실릴 때가 있다.
예전에 구 만신들은 절대 상산거리에서 조상을 놀면 안된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급한 조상들은 상산거리부터 서낭문을 열면 곧장 들어와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때가 많다.
이때 만신은 절차와 형식에 억매이지 말고 바로 조상을 받아들여 넋두리로 한을 풀어주고 달래주는 것이 바로 가리굿이라고 생각한다.
절차와 형식에 따라 덩덩 굿만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많은 돈을 들여 굿을 하는 목적은 제가집의 어려움을 해소시켜주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요즘 굿은 가리굿 보다는 굿 잘하는 기능인들이 기량만 뽐내려 하는 것 같다.
제가집이 무엇 때문에 굿을 하고, 그 목적을 이루어지게 하려면, 반드시 제가집 조상들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 상산거리에서 반드시 제가집을 위한 소지를 올렸다. 소지를 올리는 것은 바로 제가집의 명과 복을 달라는 청원을 한인천제에게 올리는 것이다.
소지를 올리는 풍습은 바로 백모를 묶어 마고 앞에 사죄하는 의미에서 시작하였다고 <부도지>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종이가 없던 시절에는 바로 백모 즉, 모초茅草인 띠를 묶어서 태웠을 것이다. 그러다 일곱 개의 잎으로 구성되어 있어 칠성을 상징하는 엄나무 잎이나 쑥을 태우면서 기원하는 풍습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소지를 올릴 때 입으로 구연하는 무가를 소개한다.
『구황대주님 소지訴紙 올립니다.
우리나라님 구황대주九皇大主님께 명소지命訴紙 복소지福訴紙 올립니다.
나라백성이 없을 수 없고, 임금없는 신하가 있을 수 없습니다.
검은 땅에 희나 백성들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
나라사정이 편하다고 여기시면
소지올린 재가 복자무늬 형상으로 돋아 올라 오르세요.
나라천 대주님
명소지 복소지 올립니다.
명소지는 품에 안으시고, 복소지는 등에 지시어
물아래 사는 이는 은당지가 지게하고
물위에 사는 이는 금당지가 지게 해요.
맑은 소지 곱게 타서 신사덕으로 내리려 하신다면
생소지 지지 말고, 소음탄내 피지 말고 천상으로 올라가세요.
나라님 소지요. 나라없는 백성이 있느냐, 임금없는 신하를 보았느냐
거므나 땅에 희나백성들 나라가 편하다면
복자무늬 돋혀 천상으로 오르시오.』
여기서 구황은 구이족九夷族을 이야기 하는데 견이, 백이, 적이, 현이, 풍이, 양이, 방이, 황이, 우이를 말하는 것으로, 구황대주는 구황족의 임금으로 그 중에서도 풍이족인 태양의 신인 한국의 천제인 한인천제로 보면 된다.
그리고 거므나 땅에 희나 백성이라는 말은 바로 단군왕검의 땅인 조선에 사는 제사를 숭상하는 백성이라는 뜻이다.
고대스키타이부족의 전통에서 무사계급은 적색 옷을, 제사장 계급은 흰색 옷을 입었기 때문이다.
아마 한반도는 그 당시 하늘에 제사지내는 소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런 연휴로 한반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제사장 또는 제사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므로 흰옷을 입었으며, 그런 풍습이 전해져 흰옷을 많이 입게되면서 백의민족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고대부터 우리 겨레는 천지 음양의 조화와 기의 오르내림 그리고 조상의 은덕에 감사하는 제사를 맡아 지내왔음을 알 수 있다.
단군의 자손으로 하늘에 제사지내는 종족이므로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산상거리는 우리 민족의 역사가 숨어 있는 아주 중요한 거리다.
단순히 팔도명산 산신을 모시는 거리가 아니라 민족의 정체성이 담긴 우리 상고사의 조상님들을 모시는 거리로 아주 중요한 거리기 때문에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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