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신-2
우리 민족은 북두칠성과 오랜 세월 인연을 맺어 왔다 고조선 때에는 무덤인 고인돌 뚜껑 위에 북두칠성을 그려 넣었고 고구려 역시 무덤 속에 북두칠성을 크게 그려 넣었다. 이어서 고려도 그러하였고 조선시대에는 북두칠성을 새겨 넣은 칠성판이 등장하게 되었다.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는 칠성판 위에 누워야 좋은 곳이라는 칠성의 품으로 돌아갈 수가 있다고 믿었다. 북두칠성은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고 복을 주기도 하지만 목숨을 앗아가는 일도 관장하고 있다.
단군 이후 우리 역사상 북두칠성을 가장 숭상했던 나라는 고구려였다. 고구려는 북두칠성을 나라의 징표로 삼았다. 임금 스스로 자신을 북두칠성의 화신으로 생각하여 국강(國罡)이라고 하였다. 광개토대왕 시절 토기에 우물 정(井)자의 표시가 있었다. 그것은 사정(四正)을 바로 세워 나라를 다스린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즉 칠성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아마 우물 井자가 들어 있는 토기들은 칠성님께 제를 지낼 때 사용하였던 토기들이 아닌가 한다. 일본에서도 우물 정(井자)가 새겨져 있는 토기가 발견된다는 것은 고구려군이 일본을 정복하여 그곳에서 칠성님께 승리에 대한 감사의 제를 올렸다고 볼 수가 있다.
북두칠성을 주술적인 말로 ‘괴강(魁罡)’이라고 하는데 ‘괴강’의 괴(魁)자는 신의 능력을 나타내는 귀(鬼)자와 북두칠성을 의미하는 두(斗)자가 결합한 문자다. 즉 칠성의 신을 나타내는 문자다. ‘괴강(魁罡)’을 ‘국강(國罡)’으로 고쳐 부른 분은 바로 유명한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 즉 광개토대왕이라고 말한다.
북두칠성을 나타내는 괴강(魁罡)의 강(罡)은 사정(四政)을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사정이란 자(子:정북)․오(午:정남)․묘(卯:정동)․유(酉:정서)의 네 방위를 말하는 것으로 천지를 바르게 지키고 세운다는 뜻이다. 즉 북두칠성의 천추 · 천선 · 천기 · 천권(魁)은 올바른 정사를 의미한다.
사정은 네 방위를 바로 잡는다는 의미다. 만물의 창조와 천리(天理)에 맞추어 깨달음을 밝힌다는 뜻으로 율려(律呂)를 의미한다. 율(律)은 陽을, 여(呂)는 陰을 담당하여 우주 운행의 순리와 질서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칠성의 괴(魁)는 자시(子時)부터 땅을 향하게 된다. 이때부터 땅 위의 모든 물은 북두칠성의 정기를 받게 되는데 북두칠성 정기를 많이 받고 적게 받음에 따라 물의 맛과 질이 달라진다. 밤에 별과 달의 빛을 받고 새벽이슬에 젖은 물을 으뜸으로 치는 이유가 바로 북두칠성의 기운을 받은 물을 말하는 것으로 북두칠성의 기를 가장 많이 받는 물을 천일생수(天一生水)라고 한다.
이물을 수정자가 내린 북극수라고 하여 가장 좋은 물로 쳤다.
북두칠성을 음두성과 양두성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음두성은 남두육성을, 양두성은 북두칠성을 말하기도 한다. 남두육성은 생명을 연장해 주는 신명이고 북두칠성은 생명을 거둬가는 신명이라고도 말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칠성신이 인간에게 복을 주는 칠복신七福神으로 변하였다.
칠복신의 명칭을 살펴보면 대흑천大黑天, 혜비수惠比須, 비사문천毘沙門天, 변재천弁財天, 복록수福祿壽, 수노인壽老人, 포대布袋라고 부르며 명산 입구마다 많이 모셔져 있으며 상아나 옥으로 형상을 만들어 모시는 가정도 많이 있다. 어찌 보면 일본인들이 우리들보다 더 칠성신앙을 숭배하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한다.
우리의 죽음은 서양과 달리 패스(pass)가 아니라 돌아가셨다고 한다. 즉 리턴(Return)이다. 이 말은 인간이 죽어서 칠성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말한다. 그 결과 시신을 안치하는 칠성판이 그렇고 송장을 일곱 매듭으로 묶는 등 자연스럽게 칠성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칠성판에는 일곱 개의 별이 없다. 칠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일깨워 준 칠성에서 태어나 칠성으로 돌아간다는 칠성신앙을 송두리째 까먹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