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상징성

여우이야기

愚悟 2006. 1. 18. 16:07


속담에 단골로 등장하는 <여우>

 

우리는 여우라고 하면 꾀가 많고 영악한 동물로 생각한다. 또 애교가 넘치고 정이 넘치는 여인을 여우같은 여자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해오는 많은 옛날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여우는 부정적인 동물로 많이 등장하여 결코 친숙한 동물이라고 할 수가 없다.

이러한 이유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가 없으나 아마 여우의 생활행태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우는 자기가 굴을 직접 만들어 살지를 않고 오소리 등 다른 동물이 만든 굴을 빼앗아 살고 있다. 또한 여우의 보금자리는 대개 공동묘지 부근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더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되었다. 그 결과 여우가 조상의 무덤을 파헤칠까 전전긍긍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공동묘지 부근에 살아가는 여우가 곧장 여자 귀신으로 둔갑하여 사람의 간을 빼 먹고 천년이 지나면 완전히 사람으로 둔갑하게 된다는 속설이 널리 퍼지기도 하였다.

천년 먹은 여우를 구미호라고 하기도 한다. 아홉 개의 꼬리가 달린 여우는 둔감을 잘하고 많은 사람들의 간을 빼 먹었기 때문에 요물이라고 느끼고 있다.

구미호라는 말은 다분히 중화사상이 동이의 사상을 폄하하기 위하여 만들어 낸 이야기다.

중화 중심의 사상을 확산시키고 동이의 사상과 역사를 말살하기 위하여 단군시대에 존재한 구이九夷를 구미호라 부르면서 폄하하고 왜곡시켜 온 결과라 생각한다.

그러나 옛 중국 문헌에서도 구미호는 상서러운 동물로도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서응편>을 보면 「구미호는 신성한 동물이다. 몸체는 적색이고 네 개의 다리에 아홉 개의 꼬리가 달려 있다. 청구에 출현한다. 구미호를 먹으면 요괴나 독충을 피할 수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 중국의 지리서인 <산해경>에는 「청구산에 여우가 있다. 그 형태는 여우와 같고 아홉 개의 꼬리가 있다. 사람을 잡아먹는다.」라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기록되어 있다.

또 <오월춘추월왕무여외전>을 보면 「아홉 개 달린 구미호를 우왕이 아내로 맞이하였는데 그 이름이 여교女矯 라고 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구미호에 관한 중국의 기록 중 상서로운 동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은 동이의 시각으로 본 기록으로 생각 할 수 있으며 청구라는 지명 역시 동이가 세운 우리의 옛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가 있다.

여우는 영악하고 꼬가 많은 영물로 여겨 여우에 얽힌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그 중 여우가 가지고 있는 구슬을 빼 먹고 위대한 영웅이 되었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조선시대 유명한 풍수가인 이의신도 여우와 입맞춤할 때 입속으로 넣어준 구슬을 삼켰다고 한다. 구슬을 삼카는 순간 하늘을 보지 못하고 땅을 보았기 때문에 지리에 능통한 풍수가 되었다고 한다. 그 외 정철, 이황, 송시열 등이 여우의 구슬을 빼먹고 훌륭한 학자가 되었다고 전한다. 여기서 여우의 구슬은 바로 용의 여의주와 같은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여긴 것이다. 용의 여의주와 같은 능력이 있으므로 여우가 사람으로 변신할 수가 있으며 그 구슬을 먹은 사람은 아주 뛰어난 영웅이 되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여우가 교활하고 간사함을 여자에게 비유하기도 하지만 “곰하곤 못살아도 여우하곤 살 수 있다”는 속담도 있다.

또 우리 속담에 여우가 울면 초상이 난다는 속담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것은 전부 우리 민족이 중원대륙에서 밀려 나면서 우리를 폄하하는데서 비롯되었다고 생각 할 수 있다.

우스게 소리로 여우의 주둥이가 하얀 이유는 왜가리의 꾀에 넘어간 여우가 동굴에 갖혀 위급할 때 여우의 주둥이에 왜가리가 하얀 똥을 누었기 주등이의 털색이 변하여 하얗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여기서는 여우가 가지고 있는 꾀 많고 영리함의 이미지가 역설적으로 오만하고 가볍게 움직이면 자신이 꾀에 되레 당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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